우리 집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몇 번일까?
1990년대 이후 자가용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언제 부터인가 시내버스는 학생과 노령층만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특히 40~50대 남성은 시내버스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여야만 이른바“알아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로 정착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자기 집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 번호는 몇 번일까? 요금은 얼마일까? 라는 물음에 40~50대 남성 대부분은 고개를 젓거나 머뭇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 마산중부경찰서에서는 4월부터 매월 첫 번째 목요일을「버스데이(BUS DAY)」로 지정하여 전 직원이 한 달에 한번만이라도 자발적으로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도록 하는 신선한 운동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직장인의 술자리가 가장 많은 목요일에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도록 하면 자가용을 술자리에 가져갈 수 없으므로 음주운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작하였지만, 이제는 자기 집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 번호와 이용방법을 익히게 되고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내버스 이용 문화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알다시피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는 나 자신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강력범죄 못지않다. 술자리 후 대리운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술자리에 참석하는 문화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내버스 이용은 음주운전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마산중부경찰서에서 시행하는「버스데이(BUS DAY)」는 작은 출발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시내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으로「창원버스정보시스템」휴대폰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면, 알고자 하는 시내버스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버스카드를 구입하여 사용하면 무료로 환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내버스 이용으로 좋은 점은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운전으로 인한 눈의 집중도를 줄일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되며, 불필요한 자가용 사용 억제로 교통소통과 저탄소 녹색성장 정부정책에도 도움이 된다.
오늘도 나는 우리 집 앞을 지나는 103번 시내버스에 오를 때 체크기에서 나오는“안녕하십니까”라는 밝은 목소리에 웃음을 지었고, 재잘되는 어린 학생들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힘찬 기운이 생겼으며, 이마에 주름이 제법 굵게 그려진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에 우리 집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가 몇 번인지 모르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시작해보자. 그러면 새로운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태영(마산중부경찰서 청문감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