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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바보세상,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자.
임관규       조회 : 1775  2015.04.16 10:18:33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분실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전화를 걸 수 없음은 물론, 길찾기, 은행업무, 일정관리 등이 불가능해지고 SNS 친구와의 소통도 단절되어 아마도 하루종일 안절부절 불안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2014년 기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4300만명, 보급률은 84.1%로 국민 5명중 4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한 손 안의 인터넷 세상으로 생활 전반이 편리해졌고, 무한대의 정보와 지식 또한 공유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폐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휴대전화가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노모포비아', 잠을 자면서도 스마트폰에 대한 강박 때문에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일어나서는 기억을 못하는 '몽유 문자병', 실제로는 아무런 알림이 없는데 스마트폰 진동을 느끼는 '유령 진동 증후군' 등의 신조어가 그 예이다. 최근 영국 더비대 스마트폰 중독연구에 참여한 자히르 후세인 박사는 '스마트폰은 중독을 일으키는 존재로 담배나 알코올보다 문제가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며 좌우를 살피기 보다는 이어폰을 꽂고 고개숙여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학생들, 커피숍에 마주앉아 스마트폰을 보며 대화하는 연인들, 가족 외식자리에서 SNS에 열중한 자녀들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가장 큰 폐해는 사람들의 '생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손만 대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깊은 사고의 폭이 좁아지고 옳고 그름의 주체적인 판단력을 잃고 있다. 조용한 사색과 명상, 종이책 독서는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한 정보 검색으로 바뀌었고, 정보 검색 능력이 풍부한 지식에 대체되고 있다. 실제 2013년 한국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으로 OECD국가 중최하위권이고 성인 1,000명중 312명이 1년 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추상적 어휘 구사력, 논리정연한 연역적 문제 해결능력,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비판적 사고, 혁신과 창의로 연결되는 상상력과 같은 고도의 인지 구조가 약해지는가 하면, 스마트폰에 의존한 나머지 계산능력이 떨어지거나 기억력이 퇴화되는 '디지털 치매'라는 증상 또한 확산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의 발전으로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빠름의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그 속도에 중독된 나머지 바람직한 인성의 덕목인 인내심과 끈기,배려심 또한 잃어 가는 것 같다. '배려하는 기다림과 뒤돌아 볼수 있는 여유, 느리게 걷기'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편지, 책읽기, 암산, 손글씨 등의 아날로그 감성을 통한 인문학적 소양의 회복이 시급하다. 다행이 최근 대학생, 직장인들이 주축이 되어 스마트폰에 매몰된 사회 분위기에 대항하고자 '책 읽는 지하철' 플래시 몹이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에 빠진 지하철 풍경을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출발해 매회 참여인원이 늘어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와 관련없는 취미활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산과 들, 자연으로의 여행으로 풍부한 감성을 되찾고, 독서 등 생각을 깊게 할 수 있는 인문학적 활동을 통해 사고를 확대시켜야 한다. 그리고 하루를 뒤돌아보며 간단히 쓸 수 있는 일기나 가족, 친구들에게 손편지를 쓰다보면 글을 쓰는 중에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즐길 수 있고,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사색에 잠기는 동안은 오직 나와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임관규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010-9788-8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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