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엄마가 좋지만’- 김현수(밀양경찰서 중앙지구대 팀장)
2월 중순경 늦은 밤 순찰팀 직원들이 순찰중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10살 정도의 남자 초등학생을 발견해 파출소로 데리고 왔다. 무슨 이유로 길거리를 헤매고 다니냐고 물었더니 집에 가봐야 반겨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가기 싫다며 학원을 마치고 나와 그냥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집이 어딘지도 잘 알고 엄마가 어디서 무슨 일 하시는지도 ...2021-04-08 21:18:26
[촉석루] 트로트 만세- 이월춘(시인·경남문인협회 부회장)
운전경력 3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작년까지 내 차엔 트로트 관련 테이프, 시디, 유에스비가 하나도 없었다. 왜냐하면 아내가 트로트라면 기겁을 하였기 때문이다. ‘뽕짝’을 들으면 머리가 아프다며 한사코 싫어했다.
그런데 작년에 인기가 많았던 ‘미스터트롯’을 보더니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텔레비전 프로도 트로트 관련만 본다. 아마 코로나 사태 때문이리...2021-04-07 23:03:55
[촉석루] 개(犬)좋은 세상- 김태문(김해시 시민복지국장)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약 30% 정도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대략 서너 집 건너 한집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보면 된다.
2년 전 어떤 지자체는 명절 때 주민의 장기 외출 편의를 돕는다며 반려동물 일시 보호 서비스를 했다고 한다. 이러다가 개 돌봄 담당 공무원까지 생기지 않을까 마음이 상한다.
반려견들이 급속히 늘다 보니 이웃 간 갈등이나 사고도 많아...2021-04-06 20:33:02
[촉석루] 구겨진 자존심- 김현수(KBS창원 보도국장)
서울에 덕수궁 돌담길이 있다면 진주에는 당연 진주성이 있다. 강낭콩보다 푸른 남강과 홀연한 의암, 그리고 절벽 위 우뚝 솟은 촉석루…. 가슴 뜨겁던 20대 시절, 지금은 얼굴조차 어렴풋해진 그녀와 진주성을 걸으며 나눴던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아련해진다.
촉석루는 원래 국보였다. 한국전쟁 때 미군 폭격으로 잿더미가 되면서 1956년에 국보에서 해제됐다. ...2021-04-05 20:19:53
[촉석루] 낙화- 박옥순(경남도의원)
집 마당 가득했던 수선화가 졌다. 이른 봄까지꽃(봄까지만 피는 꽃이라는 토박이말)인 게다. 대신 명자꽃, 물앵두꽃, 자두꽃이 한창이다. 수선화와 같은 빛이지만 우리 집에 개나리는 없다. 내 나이 스물여섯에 들은 어느 노 교수의 말 때문이다. “개나리꽃 같은 사람은 되지 마라.”
그 말이 묘하게도 잊히지 않더니 직함이 생기고 불러주는 사람이 늘어나니 더욱...2021-04-04 20:57:54
[촉석루] ‘하인리히의 법칙’- 김현수(밀양경찰서 중앙지구대 팀장)
1920년대 미국의 한 여행 보험회사 관리자였던 ‘허버트 W 하인리히’는 7만5000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아주 흥미로운 법칙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1931년 ‘산업재해예방’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1:29:300’이라는 법칙을 주장하였다.
이 법칙은 각종 재해 중에서 큰 재해가 발생했다면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하...2021-04-01 20:19:42
[촉석루] 두려운 자리- 이월춘(시인·경남문인협회 부회장)
몇 년 전부터 진해문인협회 회장을 맡아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분들이야 내가 몇십 년을 진해문협과 함께해왔으니 인사치레로 하신 말씀이겠지만, 듣는 나는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진해문협은 돌아가신 방창갑 시인, 황선하 시인과, 정일근 시인이 나와 함께 만들고, 고 김정환 아동문학가와 둘이서 1990년 ‘진해문학’지를 창간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21-03-31 20:55:09- 촉석루 4월 필진
4월 한 달간 촉석루 칼럼을 집필할 5명의 필진을 구성했습니다.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필자들은 다양한 글감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갈 것입니다. 변치 않는 애독 바랍니다.(이하 게재순) ▲박옥순 경남도의원 ▲김현수 KBS창원 보도국장 ▲김태문 김해시 ...2021-03-30 20:13:50
[촉석루] 뭉쳐야 산다- 최원주(경남ICT협회 거제·통영지회장)
홈페이지 제작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관광지를 돌아보거나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혹은 여행 후 감상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래서 느끼는 것이 요즘 관광객은 온라인 속 엄청난 사진과 영상을 보며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더라는 것이다. 또, 교통이 좋아 웬만하면 주변지역까지 모조리 섭렵하려는 경향이 있다.
통영과 거제 관광의 경우 첫째 날엔 통영 동...2021-03-30 20:13:52
[촉석루] 게임체인저- 박정의(경남청년센터 사업운영팀장)
‘게임체인저(Game Changer)’는 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꿀 수 있거나 판도를 뒤집어 놓을 만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 사건, 서비스, 제품을 일컫는다. 특히 경영 분야에서는 기존의 시장에 충격을 가할 정도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2021-03-29 20:13:09
[촉석루] 어머니- 손봉출(창녕 영산초등학교 교감)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는 안 계시고 쪽지 하나만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 손으로 대충 찢은 듯한 쪽지엔 암호 같은 글씨가 쓰여 있었다.
‘모용’
이게 뭔가 싶어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빵 터지고 말았다. 목욕하고 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목욕’이란 두 글자를 쓰려다가 암호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곧이어 들어온 아내에게 이 쪽지를 내밀자 금방 알아채...2021-03-28 20:17:11
[촉석루] 잠시 멈춘다는 것- 김성수(한국전통민속예술보존회장)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에서 매년 7월 3주 동안 열리는 세계적인 프로 도로 사이클 경기다.
1903년부터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중단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7월에 3주간 열리고 있다.
3500㎞를 20구간으로 진행되는 죽음의 레이스 투르드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열리는 연례 프로 스포츠 경기 중에서 관중 수라는 측면에서 가장 큰 경기이다. 20...2021-03-25 20:09:20
[촉석루] 문전옥답이 필요 없는 시대- 장영호(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문전옥답(門前沃畓)’은 사전적으로 집 가까이에 있는 비옥한 논을 의미하는 말이다. 마을에서 먼 곳에 위치한 논밭보다 몇 배 이상 프리미엄을 붙여 거래될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물을 대기도 쉽고, 거름이나 비료도 수월하게 줄 수 있다. 가까이 두고 수시로 살필 수 있는 땅이기에 소출도 먼 곳의 논밭보다 더 많아졌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문전옥답...2021-03-24 20:08:36
[촉석루] 경쟁은 외부용- 최원주(경남ICT협회 거제·통영지회장)
바다장어가 많이 나는 통영엔 장어 가공업체들이 즐비하다. 가공업체라곤 하지만 바다장어를 손질해 포장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경쟁은 치열하고, 그만큼 신규 업체의 시장진입은 힘들다.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은 기존 업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설 틈은 좀체 찾기 어렵다.
얼마 전 바다장어의 스태미너 영양소를 ‘환’으로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려는 스타트업 업...2021-03-23 20:29:03
[촉석루] 유스토피아- 박정의(경남청년센터 사업운영팀장)
지금 지역은 전례 없는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 양극화, 불균형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일상적인 상황이 되었고 수도권에 사람과 돈이 몰리는 블랙홀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국토의 절반이 소멸위기에 놓여 있다.
그 와중에 경남 함양의 한 사례가 전국의 주목을 받으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바로 함양군 서하면 서하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작은 학교 살리기 운...2021-03-22 20:0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