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한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연인원 1만여명을 투입하는 등 검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공개수배됐던 심천우(31)와 강정임(36)을 검거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시민의 제보였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범행 사흘 뒤인 지난달 27일 새벽 함안에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뒤 하루나 이틀 사이 경남을 빠져나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왼쪽)와 강정임(오른쪽)이 3일 오후 창원서부경찰서에 압송된 후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김승권 기자/.
골프연습장에서 A(47)씨를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심모(29·이하 심씨·구속 중)씨에 이어 그의 육촌 형 심천우(31), 그리고 심천우의 여자친구 강정임(36·여)이 3일 서울에서 검거되면서 이 사건 공범 3명이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범행 후 스포티지 차량을 타고 광주, 순천 등을 거쳐 지난달 27일 함안으로 왔다가 차량 번호를 확인한 경찰의 추적을 받던 중 함안군 가야읍의 한 아파트 부근에 차량을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다. 이들 중 심씨는 산에서 내려와 아파트 주변에 주차돼 있던 다른 사람 소유의 차량 밑에 숨어 있다 경찰에 붙잡혔지만, 심천우와 강정임은 경찰 포위망을 벗어나 서울의 한 모텔에 숨어들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심씨를 검거한 이후 연인원 1만여명을 동원해 함안은 물론, 인근의 진주와 마산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활동을 벌였다. 지난달 28일에는 도주한 2명을 공개수배하며 전단지 10만여 부를 배포하는 등 시민 제보를 토대로 전방위적인 수사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달아난 2명은 심씨가 검거된 바로 다음 날인 28일부터 서울의 한 모텔에서 묶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새벽 함안에서 도주 후 하루나 이틀 사이에 서울로 이동한 것이다.
서울로 달아났던 심천우와 강정임은 경찰 수색망을 빠져나가기 전인 27일 2차례에 걸쳐 이동 행적을 노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심씨를 붙잡은 뒤 2시간 반가량이 지난 오전 4시께 남해고속도로 산인터널을 걸어갔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현장 CCTV를 바탕으로 동선 파악에 주력했지만 터널 밖에서 다시 행적을 놓쳤다. 이후 오전 6시께 제보를 통해 인근 산에서 이들과 비슷한 남녀의 동태가 다시 한 번 확인됐지만, 역시 검거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이들이 하루 사이에 서울로 이동해 수일간 모텔에 투숙하는 동안 경찰은 이들이 경남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함안과 진주, 마산 일대에 대규모 경력을 투입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심천우와 강정임이 3일 오전 10시 10분께 검거될 당시에도 경남 경찰은 거제에 수십명의 수사진을 급파했다. 심천우의 인터넷 아이디가 누군가에 의해 사용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거제의 모 원룸에 경찰력을 투입했지만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고, 그 사이에 서울에서 검거 소식이 전해졌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