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3인조 강도는 피해자로부터 480여만원을 빼앗았다. 경찰은 이들의 납치 행각이 몸값을 노린 인질 사건이 아니라 금품을 목적으로 한 납치 강도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번호판을 위조하고 현금을 인출할 때 변장을 하는 등 범행에 치밀함을 보였지만 피해자를 살해하는 등의 범행 동기는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범행대상 물색= 검거된 B(29)씨의 진술, CCTV 분석, 도주 이동경로 등 현재까지 경찰의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지난 24일 발생한 납치 사건 이전부터 범행을 모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B씨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 10일께 창원으로 내려와 공개수배된 육촌 형인 심천우(31)씨로부터 “한 건 하자”며 운전을 제의받았다. 심천우씨와 그의 여자친구인 강정임(36)씨와 함께 이들은 이때부터 미리 준비한 가짜 번호판을 달고 다녔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처음에는 남자들도 대상으로 삼았지만 여성이 더 쉬울 것 같아 그렇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대상 사전 물색, 가짜 번호판 준비, 광범위한 이동경로, 시신 유기 방식 등을 볼 때 우발적 범행보다는 계획적인 범죄에 무게를 싣고 있다.
B씨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4일 범행 장소에 미리 도착해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온 40대 여성을 발견하고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돈이 많을 것 같아 납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밀한 도주= 납치범들은 범행에 이용한 SUV차량에 위조한 번호판을 붙이고 다니다가 범행 후 경찰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주로 CCTV가 적은 국도를 다니면서 훔친 번호판을 부착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광주에서 피해자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때는 B씨가 가발을 쓰고 화장을 하는 등 변장을 했다. 또 시신을 유기하면서 마대자루에 돌덩이 3개를 넣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시신은 지난 27일 진주 진양호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이들은 강취한 금액이 480만원으로 피살자의 가족들에게 따로 돈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피해여성을 살해해 유기까지 하는 등 잔인함을 보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최초 사건이 아닐 개연성도 염두에 두고 일단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심씨 등을 빨리 잡아야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진혁 경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이들이 범행을 ‘어떻게 하겠다’에 대해선 굉장히 치밀하게 논의를 한 것 같지만, ‘무엇을 얻겠다’에 대해선 논의가 없었던 것 같다”며 “지존파 사건을 돌이켜 봤을 때, 골프장을 이용하는 부유계층에 대한 혐오성 부분도 함께 조사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용훈·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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