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서 목줄 풀린 애완견들의 활보가 무척 많아졌다. 얼마 전, 집 앞 공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유모차를 타고 있는 아들에게 덩치가 아이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개가 갑자기 다가와 앞발을 유모차에 올리고 킁킁대는 것이었다. 유모차를 밀고 가던, 유난히 개를 무서워하는 처는 당황하여 혼비백산(魂飛魄散)이 되었다. 다행히 그때 개 주인이 달려와 개의 목덜미를 움켜쥐며 개를 통제했기에 아이가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처와 아이의 놀람과 두려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나는 한동안 처와 아이를 달래며 안정시키려 애를 썼었다. 개 주인에게는 귀여운 애완견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주변 공원을 가족과 함께 산책하다보면 목줄은 하고 나오는데 공원에 와서 풀어놓는 경우를 많이 본다. 집 안에서 답답했을 애완견에게 잠시나마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려는 주인들의 심정을 짐작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나 개를 무서워하는 이웃들은 목줄 풀린 개로 인해 즐거워야 할 산책시간이 망쳐질 수도 있다. 최근 어린 아이들 뿐 아니라 성인들도 맹견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듯이 언제든지 돌발적인 사고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공공장소를 산책할 때는 강아지 목줄을 하는 등 주인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목줄을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있다. 그러나 단속 때문이 아니더라도 목줄은 기본적인 이웃에 대한 배려이며 나와 내 애완견이 가장 안전하고 행복하게 산책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임을 기억하였으면 한다. 농협중앙교육원 정정식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