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꽃으로 인성기르기.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꽃들이 지천이다.어려운 인생살이지만 그래도 발걸음을 멈추고 꽃들을 바라보자.향긋한 꽃향기,화사한 빛깔에 잠시나마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봄을 만끽해보자.추운 겨울을 견뎌 이겨낸 봄의 꽃들을 보고 다시 삶의 용기를 다잡아보자. 예년보다 15일 정도 빠른 봄소식을 알렸기에 이제 물러날 채비를 갖추는 게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봄은 으레 짧은 것이니 꽃구경도 미루지 말일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꽃 소비가 줄었다고 한다.한 때 1조 원을 넘었던 연간 꽃 매출액은 8000억 원대로 떨어졌다.국민 1인당 꽃 소비액은 연간 1만5000원으로 노르웨이(16만 원),스위스(15만 원)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다. 외국에선 꽃 선물이 빈번하다.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에는 노란 미모사를 주고,책과 장미 축제(4월 23일)에선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를 바친다.반면 한국 젊은이들은 주로 초콜릿을 주고받는다.우리에게 꽃을 사랑하는 문화가 없었던 건 아니다.신라 향가 ‘헌화가’에서처럼 소 몰던 노인도 아름다운 수로부인을 위해 절벽에 핀 진달래꽃을 꺽어 바쳤고,조선시대 선비들도 인격 수양을 위해 매화, 난초, 국화를 즐겨 그렸던 것이다. 정부가 꽃 소비를 늘려 보려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았지만 반응은 냉담하다.매주 화요일을 ‘꽃 사는 날’로 지정해 놓은 것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다.‘이달의 꽃’이라는 제도도 있으나 마찬가지다.참고로 올해 1월의 꽃은 심비디움,2월은 ‘봄의 전령’프리지어,3월은 ‘팬지’,4월은 ‘개나리’라고 한다.꽃 생산자들이 새 학기를 맞아 소비 촉진을 위해 이화여대 등 대학에 장미를 보내고 정부는 꽃의 생활화를 외치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꽃 소비는 국민소득과 비례한다는 게 정설이지만 한국에선 통하지 않는다.꽃 소비가 가장 많았던 2005년 국민소득은 1만6500달러,지난해에는 2만4000달러로 추정된다.소득은 45%늘어났지만 꽃 소비는 20% 준 것이다.소득은 늘었는 데 꽃을 살 마음의 여유는 줄어든 것이다. 각박한 세태라 한다.아이들의 인성이 메말라 있다고 교육계에서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는 줄 안다.‘밥상머리 교육’이니 ‘부모와 함께하는 체험 여행’등이 그것이다.어린이는 우리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아이들의 인성 부족은 우리 어른들의 메마른 인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불교 화엄사상에 꽃 하나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고 하고 염화시중(拈華示衆)의 이야기도 전해지니 오늘은 꽃을 사 들고 가서 아이들에게 말없이 내밀어 보자.혹시나 모를 일!,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의 지극한 마음이 백 번의 말보다 꽃을 통해 이심전심으로 전해져 아이가 미소지을지도. 이정수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