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부는 봄철이 되면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한다. 산불의 원인은 대부분 사람의 과실이나 부주의에 의해 일어나는데 입산자 실화, 논·밭두렁 소각, 담뱃불 실화, 쓰레기 소각 등이다. 특히 봄철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말에는 광주, 전남 화순, 고흥, 대전 지역에서 70~90대 할아버지, 할머니가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인근 야산으로 불이 붙어 이를 끄던 중 각각 숨진 채 발견되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였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의하면 2013년도 전국 임야 화재 발생 건수는 2,334건이었다. 이 가운데 약 20%에 해당하는 465건이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발생했다. 특히 산불로 인한 전체 사망자의 50% 이상이 논·밭두렁을 소각하다가 발생했다. 지난 1960~1970년대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 방제책으로 장려 되었으나 이제는 농작물 품종 개량으로 별 피해가 없게 되었다. 농업진흥청의 자료를 보면 논둑의 경우 유익한 곤충이 89%인 반면 해충은 11%에 불과하다고 한다.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논·밭두렁 태우기는 건조한 시기에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하다. 산불이 나면 귀중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뿐만아니라 수십년에 걸쳐 가꿔온 산림자원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훼손된 산림을 다시 복원하는데는 오랜 기간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 푸른 산림을 후손에게 물려주려면 논·밭두렁 태우기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농협중앙교육원 이병한 교수 ( 010-4706-9421, lbyh2000@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