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2년 07월 04일 (월)
전체메뉴

[경남민심 들어보니] 지역이슈 1부 ⑭ 생존 위기 몰린 자영업자

“코로나에 상인들 줄폐업… 제발 먹고살게만 해달라”

  • 기사입력 : 2022-02-02 21:06:03
  •   
  • 서민의 민심을 대표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대통령 후보들을 바라보는 눈은 여간 깐깐한 게 아니다. 당장 먹고사는 일이 달렸기 때문에 국정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고르는 일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바라는 가장 기본적인 바람은 ‘장사해서 먹고살게 해 달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은 일회성 피해 지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진심으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줄 대통령을 뽑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창원의 한 음식점에 장기간 코로나 여파로 폐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경남신문 DB/
    창원의 한 음식점에 장기간 코로나 여파로 폐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경남신문 DB/

    경남의 소상공인은 23만명, 자영업자는 43만명 규모로 파악된다. 취재진은 최근 창원 번화가와 동네상권에서 시설·업종별로 자영업자들을 만났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전통시장에서 18년째 옷집 장사를 하는 홍모(69)씨는 “코로나로 경제가 무너져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본 만큼 지원이 돼야 하는 데 그게 안 되니 어려운 거 아니에요. 이 어려운 시국에 후보들이 서로 싸우고 비난하기 바쁜데 나라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것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요”라면서 “장사해서 먹고살 정도만 해줬으면 좋겠다. 큰 거 바라는 게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대통령 후보들에게 바람을 전했다.

    코로나19로 폐업이 속출하고 간간이 버티는 이들도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실질적인 손실 보상과 임대료 지원, 공과금 감면 등 정책적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20년 하반기 경남도가 실시한 소상공인의 실태조사에서는 코로나19 초창기 피해로 인해 매출액 감소를 경험한 소상인은 89%이며, 평균 매출액 감소 비율은 44.6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 도내 소상공인들의 매출액 감소 등 실태에 대해 조사된 바는 없다.



    상남시장에서 25년째 식당을 운영해온 노모(65)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 시장 3층 식당가만 코로나 발생 이후 4~5곳 정도 폐업이 속출했다”라며 “그런데 지금 정책은 어떤가. 거리두기 규제부터 피해 지원 등 여러 정책을 보고 있자면 비일관적이고 즉흥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다음 대통령은 형평성 있는 정책을 펼치고,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15년간 장사를 해온 최모(60)씨는 “시간·인원 제한이 너무 심한 데 수익이 반토막 난 데 비해 보상은 너무 적다”고 한탄했다. 그는 “물가에 임대료도 올라 부담이 크다. 곧 있으면 부가세도 내야 하는데 차라리 부가세 감면 방안이 더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의견을 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박모(55)씨는 “피해가 큰 곳에 자영업자 지원 정책부터 보완돼야 한다”라며 “유흥시설이 장사를 제대로 못 하면 과일 상인들도 영향을 받는다. 우리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보다 더 힘든 가게들도 많으니 꼭 필요한 데 지원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경남 소상공인·자영업자 66만명
    이들 중 89%가 매출 감소 경험
    평균 매출액 감소 비율 45% 달해

    “즉흥적·비일관적 정부정책 속터져
    언제까지 자영업자만 참아야 하나
    ‘핀셋 규제’ 아닌 ‘핀셋 지원’ 절실
    형평성 있는 정책 펴는 대통령 바라

    골목상권 더 이상 버틸 힘 없어
    피해 크고 어려운 곳부터 신속지원
    임대료 지원 등 실질적 손실 보상을”

    또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조정과 치솟은 물가 해결, 소수 업종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요구했다.

    용호동 카페거리 한 카페주는 “우리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어서 손실보상금을 못 받는데 열심히 장사를 하고도 피해 보상을 못 받는 것 같아 억울한 면이 있다. 손실보상금보다는 차라리 영업 시간 제한에 따른 피해 보상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인근 또 다른 카페주는 “3년 전 양식 레스토랑을 열었다가 7개월 전 브런치 카페로 전향했다. 고급 인력에게 돈을 더 줄 형편도 안 되고 카페에서 다른 직원을 구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게 낫다”며 과열된 시장경쟁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헬스장 관장은 “정부 정책은 핀셋 규제를 한다면서 소수의 자영업자들만 희생시키지 않았나. 최근 대형마트·백화점 등 일부 시설의 방역패스도 해제시켜줬지만 우리는 제외됐다”며 “규모가 큰 업종의 목소리만 들을 것이 아니라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달라”고 강조했다. 유흥·단란주점 업주들은 저마다 “우리는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면서 장사도 제대로 못 하고 고사 위기에 처했다”라거나 “언제까지 우리만 제일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하나”, “우리들의 절박한 목소리도 들어 달라”라며 호소했다.

    이들 자영업자들이 버틸 여력은 얼마 남아 있지 않은 현실이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 회원들이 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상복을 입고 집합금지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경남신문 DB/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 회원들이 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상복을 입고 집합금지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경남신문 DB/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실태조사를 보면, 전국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전국 자영업자들의 감소 추세는 수치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연평균 자영업자 수는 551만3000명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만8000명가량 줄었다.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닥친 2020년 7만5000명이 줄어든 뒤 계속 감소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자영업자 수는 신규 창업한 사람과 폐업한 사람 수를 합산한 수치기 때문에 폐업 자영업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경남의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 2020년 기준 약 43만2000명(전체 자영업자 대비 7.9%)으로 경기 127만2000명(23%), 서울 80만6000명(14.6%)에 이어 전국 3위 규모다. 서울·경기·인천에서 전국 자영업자의 42.3%가 수도권에 밀집한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높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코로나19 이후 도내 자영업자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구체화할 통계는 부족한 실정이다. 2019년 상반기 실시한 경남 소상공인 실태조사 이후 2020년 하반기 소상공인 코로나19 위기 실태조사가 있었지만,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뒤 실태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도 않았다. 경남도가 올해 중으로 추가 실태 조사를 하기 위해 예산 확보를 검토하고 있는 정도다.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 위기 실태조사에서 소상공인 사업체의 경우 22.8%가 휴·폐업 의향이 있으며, 평균 감내 가능 기간은 평균 6.55개월이라 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이들 사정이 더 악화되었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경남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 생존과 회복을 위해 손실보상법 개정이 시급하며, 한국형 소상공인 PPP제도 도입 등 대한민국의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이 살아갈 수 있는 제도 마련과 함께 소상공인이 회복에 전념하도록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와 소상공인 전용회관을 건립해 소상공인 통합 지원을 위한 독립공간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관련 사안은 신속한 합의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대통령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을 전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재경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