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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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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대란… 해법 가진 후보 없나요”

[기획 2022 대선 D-86] 경남민심 들어보니 1부 지역이슈 ② 취업난 속 고민 많은 대학생

  • 기사입력 : 2021-12-12 21: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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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취업난은 여전하고 지역 불균형은 더욱 심해졌다. 내 집 마련은 ‘내 빚’ 마련이 됐고 사회 속 혐오지수는 임계치를 넘어섰다. 오늘날 대학생들은 취업 문제 외에도 다양한 사회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이들의 정치 참여가 확대된 이유는 ‘삶의 여유’가 아닌 ‘SOS 신호’에 가깝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학생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한 현상이다. 이들은 청년 세대가 겪는 사회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있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질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이 가장 개선했으면 하는 사회 문제는 무엇일까? 지난 2주 동안 경남대·창원대 학생 100명을 만나 다음 내용이 적힌 문제지를 건넸다.

    ‘다음 중 차기 대통령이 재임 기간 집중해서 개선해야 할 사회 문제를 고르시오. ①일자리 문제 ②차별·혐오 문제 ③주거 문제 ④지역 불균형 문제 ⑤기타’ ※복수 응답은 통계에서 제외

    지난 10일 오후 경남대학교 창조관 1층 취창업카페 앞 로비에서 학생들이 테이블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지난 10일 오후 경남대학교 창조관 1층 취창업카페 앞 로비에서 학생들이 테이블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청년 5명 중 1명은 실업= 지난 8일 경남대에서 만난 한소민(가명·22·여)씨는 잠깐의 고민 끝에 ‘①일자리 문제’를 선택했다. 일자리 문제가 해소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취업을 해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한씨는 방송국 PD를 꿈꾸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빨리 돈을 벌어야 하는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PD의 꿈을 접고 은행원, 행정직 공무원, 교직원 등 다양한 직업군 중에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한씨는 24살까지 안정적인 직장에 입사하겠다는 목표를 스스로 정했다. 하지만 얼어붙은 취업시장을 고려하면 목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한다.

    청년 취업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최악의 상황에 마주했다.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올해 1월 사상 최고치인 27.2%를 기록했다. 이후 고용시장이 활성화되며 10월 20.3%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청년 5명 중 1명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하면 경남 청년들의 취업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경남의 2020년 청년고용률은 35.0%로 17개 시·도 중 15등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은 39.8%다. 반면, 청년실업률은 10.0%로 4등을 차지했다. 전국 평균은 9%였다.

    가장 개선해야 할 사회 문제로 ‘일자리 문제’를 선택한 대학생은 100명 중 3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대통령 후보들에게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청년들이 실감하는 것처럼 경남의 고품질 일자리는 과거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국토연구원이 ‘지역별 고용 격차와 불균형’을 주제로 발간한 균형발전 모니터링·이슈 브리프를 보면 경남의 ‘고성장 기업’ 비율은 2011년 2.7%(전국 평균 2.7%)에서 2019년 1.4%(전국 평균 1.9%)로 급격히 하락해 17개 시·도 중 16등을 기록했다.

    한씨는 “고품질 일자리 자체가 적고,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고 싶어하는 기업의 성향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가 쉽지 않다”며 “지역 곳곳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잡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경남 청년고용률 35% 그쳐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 기록


    가장 개선돼야 할 문제 ‘일자리’

    고성장기업 적어 양질의 직업↓


    경제·사회 ‘지역불균형’도 심각

    청년 순유출 규모 5년새 5배 증가


    “안정적 일자리 만드는 방향으로

    청년실업 정책 추진 후보 나오길”


    ◇경남과 헤어지는 청년들= ‘일자리 문제’에 이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문항은 ‘④지역불균형 문제’다. 100명 중 23명이 택했다. 이들은 교육·의료·문화적 격차에 대한 개선보다는 경제·사회적 격차로 인해 경남을 떠나는 상황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는 결국 ‘일자리 문제’의 연장선이다.

    대학에서 영상·광고 기술을 배운 경남대생 박찬성(가명·25)씨는 졸업 이후 수도권 기업 취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원 토박이로 경남에 머물고 싶지만 경남에는 관련 기업이 거의 없어 서울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박씨뿐만 아니라 그의 선배들도 모두 그동안 같은 이유로 서울행 열차를 타야만 했다.

    경남의 일자리 불균형은 산업별 종사자 수를 보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2019년 기준 정보통신업은 전국에 60만7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지만 경남에는 1만1000여명에 그치고 있다. 과학·기술 서비스업 또한 전국에 113만2000여명이 종사하지만 경남에는 3만6000여명이 전부다.

    이 때문에 경남지역 청년인구 유출은 최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경남연구원의 분석 결과, 2015년 3655명이었던 청년 순유출 규모는 2020년 1만8919명으로 5년 사이 무려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남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다보니 청년 여성의 순유출 폭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씨를 포함한 대학생들은 일자리에 대한 지역 불균형의 해결을 촉구했다. 박씨는 “청년들에게 지역에 있는 것이 ‘좋지 못한 대학’, ‘적은 기회’, ‘실력 없음’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청년들의 관심이 많은 미래 유망 먹거리 산업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어쩔 수 없이 타지생활을 하는 경남 청년들의 고충을 들어 달라”고 말했다.


    ◇차별·혐오, 주거 문제 개선 요구도 높아= ‘②차별·혐오 문제’를 선택한 대학생은 21명, ‘③주거 문제’를 선택한 대학생은 19명이었다. 기타(군대·북한 문제)는 3명이 선택했다.

    창원대생 김나영(가명·23·여)씨는 최근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특정 대상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정당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씨는 “차별·혐오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문제가 아니다”라며 “차기 대통령이 재임 기간 진심으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대생 안수빈(가명·23)씨는 “젠더갈등이 이슈화되면서 대학 커뮤니티에서도 페미니즘을 놓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갈등이 성별간 세대 간 단절로 이어지면 사회 속에서 범죄 등 다양한 문제로 발현될 수 있다”고 말하며 2번 문항에 체크했다.

    주거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창원대생 김현진(가명·21·여)씨는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은 너무나도 먼 꿈이다”며 “의식주 중 하나인 주거를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라면 ‘이 나라가 사람 사는 곳이 맞나’ 의문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경남대생 김민섭(가명·26)씨는 “지금 자취방도 너무 비싸 별도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집 마련은 상상이 아닌 망상에 가깝다”고 짧게 말했다.

    ◇청년의 문제에 오답은 없다= “전부 다 개선해야 할 문제인데 다 체크해도 괜찮나요?” 건네받은 문제를 진지하게 풀던 김민섭씨는 대뜸 질문을 던졌다. 도저히 하나의 정답만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푸념이었다. 김씨뿐만 아니라 복수 정답을 체크하거나, 중요도에 따라 순서를 매기는 학생도 있었다.

    100명의 대학생들이 푼 문제에 오답은 없었다. 일자리, 지역 불균형, 차별·혐오, 주거 문제는 모두 개선돼야 할 사회 문제다. 학생들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대통령, 비리가 없는 청렴한 대통령,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대통령을 원했다.

    5분간 문제를 읽고 고민하던 김수환(가명·25)씨는 “평범한 청년인 저 또한 오랜 시간 고민하고 하나의 문항을 선택했다”며 “다음 대통령도 이 문제지에 적힌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논의해 슬기롭게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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