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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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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민심 들어보니] 공통이슈 2부 ③ 지방분권

중앙집권 벗어날 ‘강력한 지방분권’ 해법 제시해야

  • 기사입력 : 2022-02-10 21: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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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나돈 이 속설의 위기감은 이제 대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방이 망해간다.

    국토 면적 12%가량의 수도권에 대한민국의 50%가 넘는 인구가 몰려 산다. 지방분권전국회의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91%, 예금·대출의 67%, 정부 투자·출연기관의 86%, 그리고 유명 대학과 연구기관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몰려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대선 정국에 후보들은 지역을 다니며 공통으로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 도시로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한다. 지역 소멸의 방증이다. 어쨌든 수도권은 살기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집값 등 물가가 치솟고, 공원과 녹지는 부족하니 삶의 질은 떨어진다. 지방 소멸은 지방의 문제가 아닌 이 나라의 문제다.


    ◇지방분권 x 지역균형발전=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흐릿하기만 한 이 개념은 이제 필요 수준을 넘어 더 늦춰서는 안 될, 대한민국을 위한 마지막 보루가 됐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개념은 같은 듯하지만 다르다. 지방분권을 통치 권한의 이양이라는 정치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지역균형발전은 경제 개념이다. 소득, 복지 수준, 산업 수준 등이 고르게 성장, 발전하게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와도 다르다. 지방자치는 보다 큰 개념으로, 민주주의와 지방분권을 기반으로 하는 행정 형태로서 일정한 지역을 기초로 하는 지방 주민이나 자치단체가 자신의 행정사무를 자주적으로 처리하는 정치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본질적으로 지방 정부에 대한 국가적 감독·통제로서 자유롭지 않다. 중앙정부의 하청 기관화, 행정·재정의 중앙의존 심화, 지방 선출직 정치인들의 중앙정치 예속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에서 지방분권은 크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결론은 지방분권이 선행된다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자치의 발전은 자명하다는 것이다.

    지방분권을 외쳐온 학자들은 노무현 정부 당시 지방분권 논의가 본격 시작된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그렇다 할 성과를 못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와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데 이견이 없다. 지금이 바로 지방분권을 논의할 최적기라는 결론이 나온다.

    ◇반드시 지방분권 개헌= 개헌 없이 지방분권은 사실상 확립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지방분권경남연대는 최근 제20대 대선 후보들에 지방분권 공약을 촉구하며, 제일 먼저 개헌을 강조했다.

    지방분권경남연대는 “시도와 시군구를 구분한 자치법률제정권, 과세권 확보, 시도 지역 간 재정조정제도, 법률 국민발안제 및 국민투표제, 지역대표형 상원제 도입을 포함한 헌법이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회적 합의 과정이 중요한 만큼 시민사회가 중심이 되어 논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라고 대선 후보들에 촉구했다.

    현재 대한민국 헌법은 지방자치의 보장조항 자체가 빈약하고 실체 규정이 미비하다. 또 지방자치 주요 내용 대부분을 법률에 위임해 중앙집권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117조의 ‘법령의 범위 안에서’라는 전제는 자치입법권을 약화시킨다.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고 적혀있고, 제118조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 의회의 조직·권한·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임방법 기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부총리급 ‘분권균형발전부’ 설치= 지방분권경남연대는 부총리급 지방분권 추진기구 설치도 강조한다. △부총리급 ‘분권균형발전부’ △청와대 ‘분권균형발전수석실’ △지방분권위원회법 제정 및 독립적 국가기구인 ‘지방분권위원회’ 설립을 차기 정부에 제안한다.

    안권욱 공동대표는 “분권균형발전부는 행안부와 국토교통부를 통합하고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지역 관련 권한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설립해야 한다.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운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인 자치분권 위원회를 폐지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지방분권위원회를 중심으로 분권균형발전부와 분권균형발전수석실이 협력하는 범정부적 차원의 강력한 추진 기구가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문기관에 불과한 지방분권 추진체계는 지방분권의 장애 요인으로 꼽혀왔다. 지난 2017년 열린 지방분권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성호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지방분권분과 간사는 “지방분권 과제는 다수 부처와 관계된 입법적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국회 차원의 지방분권 추진기구가 필요하나 부재하다. 정부 차원의 지방분권 추진기구는 실질적 권한이 없는 자문기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례의 가치 격상 필요= 통상 지방자치단체의 자치 규범을 뜻하는 조례를 일컬어 ‘준법률’이라고 하지만 실제 법률에 준하는가를 생각해보면 한참 미약한 하위 개념일 뿐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확실한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조례의 가치를 격상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재규 경상남도 자치분권협의회 위원장은 “조례는 의회 의원들이 제정하는 규범이고, 그들은 우리 주민들로부터 직접 선출된, 국회 못지않은 권력이다. 그 때문에 조례의 효력을 법률에 거의 준하는 수준으로 격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 28조 1항에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 단서조항 삭제 요구를 지난 30년간 공론화했다. 지방입법권 강화를 위해서는 조례로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원제로 인구비례 국회 견제= 심화하는 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으려면 미국·영국의 상원·하원의원 개념처럼 양원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강재규 위원장은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원들을 합치면 현재 국회의원의 60% 정도가 수도권 출신이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을 대변하고 또 법률을 제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법률안에는 각종 정책이 담기게 된다”면서 “결국 현재 국회 체계에서는 수도권의 입장이 더 대변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비례로 뽑는 현재 단원제 속 국회의원을 상원의원이라고 할 때 경남 2명, 전남 2명, 제주 2명, 서울 2명 등 공평한 비율로 하원의원을 두고 서로 견제·감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작년 제정된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존 국무회의에서 나아가 광역지자체장까지 포함되는 협력 회의가 지난달 출범하면서 비교적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되기는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는 게 학계의 의견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강화=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의회의 활성화를 위한 운동은 지방의원들 사이에서도 전개되어 왔다. 지난 2020년 말께 현 11대 경남도의회는 지방의회의 위상과 권한을 갖출 수 있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국회 및 정부 각 기관에 촉구했다. 당시 촉구 건의안에 담았던 내용 중 의회의 인사권 독립은 이뤄졌고, 법률우위의 원칙에 매몰된 자치입법권의 확대는 여전히 쟁취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또 지방의회에 일어나는 다양하고 첨예한 의사결정 및 진행 과정에서 상생과 협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교섭단체 구성과 운영에 대한 법령상 근거나 구체적이고 통일된 운영 기준 마련은 아쉬우나마 조례로서 제정돼 지난 1월 391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김지수 도의원은 당시 건의안 대표 발의에서 “지방의회가 지금까지의 소극적 역할과 제한된 기능에서 벗어나 자치분권 시대에 걸맞은 위상과 권한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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