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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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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임금·안전 차별 해소할 후보 선택”

[기획] 경남민심 들어보니 1부 지역이슈 ⑩ 양극화 상징된 비정규직 노동자

  • 기사입력 : 2022-01-12 21: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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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非)는 ‘아니다’, ‘그르다’, ‘옳지 않다’ 등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비(非)정규직은 단순히 ‘정규직이 아니다’란 의미로 쓰이지만 부정적인 의미는 다른 단어보다도 짙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규직이 아닌 것이 얼마나 큰 손해인지 알기 때문이다. 25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진 비정규직은 노동현장의 양극화를 절실히 드러낸다. 경남도 다르지 않다. 경남 노동자 1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명이 ‘옳지 않은’ 노동자, 비정규직이다.

    지난 2020년 1월 21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앞에서 열린 한국지엠 비정규직 집단해고 박살 제3차 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경남신문DB/
    지난 2020년 1월 21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앞에서 열린 한국지엠 비정규직 집단해고 박살 제3차 노동자대회에서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경남신문DB/

    ◇비정규직 철폐 외쳤지만…되려 폭증= “지난 17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회사는 우리를 언제나 쓰다 버릴 수 있는 ‘부품’으로 보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지만 임금은 물론이며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다. 더욱 큰 문제는 매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005년 사측의 불법파견에 대항한 것을 시작으로 해고자 복직과 직고용 등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지금까지 투쟁하고 있다. 도내에서 17년 투쟁 역사를 함께해 온 진환(45) 조합원은 비정규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씨의 우려대로 경남 노동현장의 비정규직 규모는 매년 비대해지고 있다. 2021년 경남지역 비정규직 노동자는 47만5600명이다. 이는 9년 전인 2012년(29만3200명)에 비해 62.2%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이 기간 정규직은 79만100명에서 75만5900명으로 오히려 4.3% 감소했다. 전체 임금 노동자 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2012년 27.1%에서 2021년 38.6%까지 치솟았다.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급증한 가운데 2021년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임금 격차(전국)는 156만7000원으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통계청의 ‘2021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 6~8월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76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333만6000원이었다.

    근로 복지 측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뚜렷하다.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중 유급휴일 대상인 사람은 35.1%였으나, 정규직은 83.3%로 나타났다. 상여금 수혜 대상도 비정규직은 35.7%, 정규직은 86.7%로 차이가 컸다.

    도내 노동자 10명 중 4명 비정규직
    9년새 62.2%↑…임금격차도 최대

    매년 100명 이상 산재 사망 발생
    하청업체, 비정규직 고용 원인
    “안전문제 최우선…직고용해야”

    “尹 ‘120시간 근무’ 발언에 실망”
    “李 공약은 산재대책 없어 우려”
    노동계 “정규직 고용 의무화 필요”


    ◇“비정규직 줄이는 방향의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도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 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대선 후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해소하는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진환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하청업체를 통한 비정규직 고용이 고착화된 경남 노동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안전보건공단의 산업재해분석 자료에 따르면, 경남은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매년 100명 이상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진씨는 “임금·복지 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안전사고 문제를 가장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며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개선을 요구하지만 원청과 하청업체는 책임을 떠넘기기 식으로 모른 체하기 때문에 결국 직고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의 한 학교에서 교육공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송경미(44·여·가명)씨는 “교사와 교육행정직 공무원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교육공무직들은 어떠한 법적 장치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학생 민원 등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해서 업무 과다에 시달린다. 이를 해결할 정책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에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청년 여성 노동자 강예슬(30·여·가명)씨는 성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갈망했다. 이 기업은 수백여명의 정규직 중 여성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올해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강씨는 “같은 일을 하는 계약직 남성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율은 여성과 큰 차이가 난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양극화 속에서 비정규직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느끼는 격차는 더욱 크다”고 호소했다.

    제20대 대선 여야 후보들이 노동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있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도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120시간 노동’ 발언에 대해서는 “일주일간 휴일 없이 하루 17시간씩 일해야 120시간을 채울 수 있는데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비정규직 수당 정규직보다 확대’ 공약에 대해서는 “노동현장 산재 발생에 대한 해결책 없이 비정규직 확대를 조장하는 단편적인 공약인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경남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최우선 과제라고 답했다.

    백성덕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조직2국장은 “정규직·비정규직 양극화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엄중한 시대적 요구가 있다”며 “무엇보다도 상시지속업무에는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고 정규직 고용이 원칙이 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현존하는 노동관계의 질적 개선을 위한 고용안정, 적정임금 보장, 비정규직 사용억제, 장시간 노동 억제 등 현안 관련 노동입법을 추진할 수 있는 정부가 출범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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