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보도자문단 제언] ‘청년 문제’ 해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
- 기사입력 : 2020-03-24 0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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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라는 단어가 트렌드가 됐다고 느껴질 만큼 청년을 호명하지 않는 곳이 없다. 이번 4·15 총선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며 자신들이 이를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지 앞다투어 홍보한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이 말하는 청년 문제는 모두 제각각이다. 일자리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전통적 시각을 답습하는 정당이 있고 비혼·비출산을 해결하겠다고도 하고, 청년 주거·노동·교육 등을 이야기하며 청년들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청년 당사자보다도 더 강력하게 외치는 모습도 보인다.
조금 더 진전된 이야기를 하는 정당은 청년을 사회의 주체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청년을 주체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 정당에서조차 청년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자기모순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는 듯하다.
앞서 말한 청년 문제라고 치부되는 것들은 사실 우리 사회 단면을 보여주는 문제들이다. 주거, 노동, 일자리, 환경, 교육 등 어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시급히 논의해야 할 사회 문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어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청년 문제를 따로 떼어내 하나의 부문으로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관점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갖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기성 사회가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는 사회 문제와 단절하고 다음 사회를 새롭게 상상하고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그 역할을 청년에게 주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만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청년을 사회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4·15 총선 예비후보의 정체성은 50대 남성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이라는 말이 정당과 정책의 홍보용으로만 쓰일 뿐 실제적인 변화를 위한 실천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비례후보 한두 자리에만 선심 쓰듯 청년을 할당하고 결국 청년들끼리 작은 파이를 두고 싸울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단순히 청년을 정책의 수혜자로서, 또는 청년이라는 분야를 하나의 부문으로서만 인식한다면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 다양한 의제에 청년들이 개입하고 목소리 낼 수 있도록 기회와 권한을 줘야만 한다. 명확히 정의 내려지지도 않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허한 말보다는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실천적인 방법일 것이다.
강지윤 경남청년유니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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