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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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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창원SM타운’ 왜 문제인가 (하) 재발방지책

“단기 성과 보다 책임행정 펴야”
의회 - 집행부 힘 불균형 탈피
행정절차 준수·의견수렴 필요

  • 기사입력 : 2017-12-2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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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는 지난해 6월 ‘창원SM복합타운 조성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한 후 4개월 만에 관련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8~9월 두 달만에 실시협약 체결, 토지매매 계약,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개최, 미관지구 해제, 지구단위계획 변경, 건축심의 통과 등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창원시는 SM타운을 빨리 건립해 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겠다고 했지만 무더기 감사 지적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무리한 사업 추진을 막기 위해서는 의회의 견제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는 단기 성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보다 책임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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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에 건립중인 ‘창원SM복합타운’ 공사 현장 일대./전강용 기자/

    ◆단기 성과보다는 책임 행정을= 시민사회단체는 창원시가 창원SM복합타운 조성사업을 하면서 경남도 감사에서 여러 지적을 받은 것과 관련, 성과에 집착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SM타운 같이 큰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러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안상수 창원 시장이 사업을 밀어붙였고, 시장의 강력한 사업추진 의사가 공무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렇게 때문에 이번 감사 결과는 해당 공무원을 문책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되고, 시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치단체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때 단기 성과나 지자체장의 치적 홍보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보다 강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의혹 제기나 문제점 지적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와 적극적인 의견 수렴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필요한 행정절차를 지키고,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관련법 적용 또는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는 사안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혜 문제 등을 막기 위해 SM타운을 비롯한 대형 민자사업에 공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일규 경남시민주권연합 정책위원장은 “감사 결과 등을 볼 때 SM타운 사업은 공모 절차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장의 치적 쌓기, 특혜 시비 등을 없애려면 SM타운 조성사업의 공익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감사 지적에도 불구하고 창원시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SM타운이 꼭 필요하고, SM타운 유치 경쟁에서 부산·대구 등 타 지역에 밀리지 않기 위해 행정절차를 서둘렀다는 반론도 있다. 창원시정연구원 한 관계자는 “제조업 일색이었던 창원에 관광문화산업 기반을 다지고 이로 인한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인재·인력 유입, 지역 내 문화예술환경 조성에 SM타운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 지적을 받긴 했지만 창원지역 발전을 위해 SM타운 조성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의회의 견제력·위상 강화= 창원시의회에서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 등을 통해 창원SM복합타운 조성사업의 절차상 문제, 각종 의혹 등을 제기해 온 쪽은 주로 소수 정당 야당의원이었다. 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안 시장은 매번 ‘큰 문제가 없다, 부정적인 요소만 부각한다, 비난만 하면 안된다’며 야당의원의 딴지 걸기 정도로 대응했다. 결국 의회의 견제력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이 우리식 정당정치와 지역주의의 폐해이며, 의회-집행부 간 힘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송광태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시의회의 지적을 무시한 것에 대해 단체장은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의회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갈등을 줄이기 위해 창원의 경우 최소한 4인 선거구제로 넓힐 필요가 있다”다 지적했다.

    정당주의와 지역주의 탈피를 위해서는 다양한 정당 소속 의원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대선구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의회 사무국과 감사담당의 인사권을 의회가 갖도록 하는 등 시장의 권한 분산을 통한 집행부-의회 간 힘의 균형 맞추기, 의원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 교수는 “의회의 견제력이 강해지려면 의원이 유능해져야 하고, 의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의정비 상향 등 여러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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