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5일 (일)
전체메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경남신문 소나기 캠페인] (1) 의령여고

SNS ‘희망 손글씨 릴레이’… 경남 ‘무연고 아동 아픔’ 알렸다
온라인 등 홍보활동으로 후원자 53명 모집
축제 수익금으로 ‘독거노인 돕기’ 나서기도

  • 기사입력 : 2021-03-03 08:06:22
  •   
  • 경남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경남지역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나눔 이야기를 전달하는 소(소한)나(눔)(이야)기, ‘소나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잠시라도 미소 짓게 만드는 사람들의 나눔 이야기를 전달한다. 캠페인의 첫 순서로 의령여고 안정순 교장(61)과 박예진 학생(18)을 만났다.

    지난해 의령여고에서는 학생 20명이 모여 약 한 달간 교내 및 외부, 온라인 등 홍보 활동을 통해 경남 무연고 아동 지원 ‘세상이 품다’ 캠페인 후원자 53명을 모집한 바 있다. 안정순 교장은 나눔에 대해 “마음 속 행복을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진 양은 “행복이자 따뜻함을 더하는 행동”이라고 전했다.

    의령여고 안정순(오른쪽) 교장과 박예진 학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의령여고 안정순(오른쪽) 교장과 박예진 학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평소 나눔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기부함으로써 나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눔실천리더 팀장이었던 예진 양은 이번 활동 이전에도 소액 기부, 신생아 모자 뜨기 등을 통해 평소에도 다른 사람을 돕고 나누는 활동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봉사도 많이 다녔다.

    이번 활동의 시발점 역시 예진 양을 비롯한 평소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 온 의령여고 학생회와 애지중지 동아리 학생 20명이었다. 의령여고 학생회는 축제 기간 모인 수익금을 독거노인 이웃돕기 성금으로 보내는 등 나눔을 이어오고 있었다.

    학생들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 안정순 교장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나눔 활동에 선생님들은 단지 아이들이 원활한 나눔 활동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며 겸손히 말했다.

    ◇무연고 아동 알리며 후원자 모집… 선한 영향력 발휘하다

    나눔실천리더 학생들은 학교 안팎으로 무연고 아동에 대해 알리고 돕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통해 희망 손글씨 릴레이 캠페인도 진행하며 무연고 아동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이들의 활동으로 의령여고뿐 아니라 의령남고 등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해당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 의령여고 학생들의 선한 영향력이 전달된 것이다.

    무연고 아동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음에도 예진 양은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이곳저곳 방문하며 홍보를 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첫 후원자를 모집하다

    예진 양은 처음 의령읍으로 나가 활동한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예진 양이 첫 번째 후원자를 받은 날이기도 하다.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고 말 걸기도 부끄러웠어요. 한 시간 동안 밖에서 활동했지만 한 명의 후원자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그때 어떤 분이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무연고 어린이를 후원하는 캠페인이다’ 라는 설명을 듣자마자 후원신청서를 작성해주셨어요. 저희의 첫 번째 후원자였죠. 그 분 덕분에 밖에서 계속 후원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이렇게 후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세상은 아직 따뜻한 것 같다”고 예진 양은 웃으며 말했다.

    ◇나눔은 이어지는 것

    “나눔은 자연스럽게 스미는 것이죠.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싶어요.”

    예진 학생을 비롯한 의령여고 학생들이 나눔 활동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것은 안 교장의 이런 철학이 이어진 결과인 듯했다.

    안 교장은 39년째 이 학교(의령여중·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안 교장은 “우리 아이들이 나와 주변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교육을 해왔다. 함께 나누는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고 돌봄 아이들 봉사활동 등도 아이들과 다같이 해왔다. 학창시절 이런 경험들이 주변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쉽게 쓰는 몇 푼, 누군가에게는 귀한 돈

    “저희는 2~3만원 하는 배달음식은 쉽게 시켜 먹어요. 그럼에도 이렇게 만원씩 기부하는 건 왜 망설일까, 고민해 본 적이 있었어요. 사 먹는 건 나를 위해 하는 행동이고 베푸는 건 타인을 위한 행동이라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죠. 우리는 쉽게 쓸 수 있는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밥을 먹고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귀한 돈이 되기도 해요. 풍요롭고 여유롭지 않더라도 작은 기부를 하게 되면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아동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예진양. 예진양과 의령여고 안에서 느낀 나눔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글·사진= 한유진 수습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한유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