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길수 경상대 교수가 경남지역 독립운동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훈이 이뤄진 경남지역 항일 운동가는 1100여명이지만, 이들에 대한 연구 실적은 안타깝게도 많지 않습니다. 이들의 공적을 연구하고 널리 선양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창간 이념으로 탄생한 경남신문은 올해 창간 71주년을 맞아 지난 2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김길수 교수와 함께 만나는 경남독립운동가’ 집필자 김길수(64) 경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만났다. ★관련기사 10면
10여 년 전부터 틈틈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책과 일제가 기록한 문서들을 연구해온 김 교수는 항일운동가에 대한 삶을 살펴보는 일이 꼭 역사를 전공한 학자의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남 출신의 의병연구가 이태룡 박사가 이미 ‘한국 의병사’(상·하)를 비롯해 많은 논저를 낸 바 있고, 진주의 추경화 선생이 ‘항일투사열전’ 등을 냈으며, 하동의 정재상 향토사연구소장 등이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으니, 오히려 저의 연구는 늦은 감이 있다”며 영문학자에게 쏟아지는 낯선 시선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오는 7월까지 경남 각지 30명 정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행적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경남 출신으로서 의병, 3·1혁명, 의열투쟁, 광복군으로 활약한 순국선열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기에 저의 연구 내용 중 일부이다. 항일운동가에 대한 연구는 10년, 20년 연구를 한다고 해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기에 보다 많은 시간을 내어 연구할 생각이다”고 앞으로의 연구계획을 설명했다. 다만 단기 계획으로 내년께 연구물을 중심으로 단행본으로 묶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지역 독립운동사는 ‘경남도사’, ‘진주시사’ 등 관공서가 중심이 돼 발간한 책에 상당 부분 소개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내용이 논문 형식에 가까워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항일운동가에 대한 연구를 한 분들과 힘을 모아 청소년이나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낼 계획이다. 볼거리가 있고 읽을거리가 넘치는, 말 그대로 읽히는 경남지역 항일운동가 책을 만들고 쉽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위안부 소녀상, 독도 문제 등으로 한-일 간 외교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 일본의 진정한 반성을 촉구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인접해 있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오랜 세월 침략을 많이 받았다. 멀게는 임진왜란, 가깝게는 한말 의병전쟁이 있었다. 임진왜란 때는 100만명이 살상되거나 포로로 끌려갔고, 한말에는 약 30만명이 살상됐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는 수십만명이 징병, 징용, 위안부로 끌려 갔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인데 오히려 시치미를 떼려고 하니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일본은 과거 침략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이웃이 되겠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글·사진= 정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