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폭발 사망자 소속 물량팀은?
조선업 ‘물량팀’ 6만명… 보호장치가 없다대부분 퇴직한 협력업체 직원 구성… 다단계 하청으로 보호 못 받아
- 기사입력 : 2017-08-23 22:00:00
- Tweet
특정물량 처리를 위해 단기간 고용되는 인력인 ‘물량팀’은 전국적으로 6만명에 이를 정도로, 조선업계에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이번 STX조선해양 선박 폭발사고 사망자들은 협력업체 물량팀이었고, 지난 5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붕괴사고의 일부 사상자들도 물량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작 원청인 조선업체들은 짐짓 모르는 체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STX 폭발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은 7만4000t급 석유운반선./성승건 기자/
조선업계의 물량팀에는 조선업 불황 여파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상당수 협력업체의 직원들이 흡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조정이 반복되면서 물량팀의 인원은 점점 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추정만 할 뿐 현재까지 정확히 조사된 바가 없다.
이헌 거제대학교 컴퓨터·조선정보학과 교수는 “조선업의 경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0만명의 산업인력 가운데 비정규직은 8~9만명, 물량팀은 6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며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 등에서 수집하고 접근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소 3사에 대략 1만5000명, 중소 조선소 1만5000명 등 총 6만명 정도라는 수치가 나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산이고 업계에 물량팀이 얼마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폭발사고가 난 STX조선해양뿐만 아니라 빅3에 포함되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또한 물량팀 작업은 공공연한 문제이다.
김경습 삼성중공업 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삼성중공업의 경우 공식수치는 아니지만, 약 1만명은 물량팀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3만5000명 중 직영이 1만명이고 협력사는 2만5000명, 이 중 비정규 물량팀이 1만명 정도로 예상한다”며 “현재 조선소는 위험의 외주화, 다단계 하청구조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엄일영 대우조선 노조 부위원장은 “대우조선도 당연히 물량팀이 존재한다. 노조는 상용직화해 물량팀을 없애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규직 1만명, 협력사 2만명 정도로 이 중 8000명은 기간직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물량팀으로 추정된다”며 “회사에서는 노조 요구가 있다고 해서 물량팀을 없애거나 당장 상용직으로 돌릴 수도 없어 시일이 걸리는 문제인 것 같다. 분명한 것은 물량팀은 제도 안에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헌 교수는 “물량팀은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불법 소지가 커 일부러 숨기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고처럼 감시, 감독, 관리가 제일 느슨한 휴일 특근이나 잔업을 주로 하게 되고 자연스레 사고 위험도 커진다”며 “정부는 우선 인력구조 파악 등 물량팀에 대한 정확한 분석 등 현장조사를 통해 불법적 요인을 없애도록 제도권에 넣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용훈·김재경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STX조선 장윤근 대표 소환 ‘폭발사고 책임’ 집중 추궁
- STX조선 폭발사고 원청 책임 규명될까
- “조선소 잇단 참사는 무분별한 구조조정 결과”
- “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 만들겠다”
- STX조선-사망자 4명 유가족 보상 합의
- STX조선 폭발사고 해경 수사 지지부진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 대국민 사과
- “현장 관리감독자 지시로 작업인원 변경”
- STX조선, 위험작업장 안전관리도 외주화
- STX조선 사장, 작업자 4명 폭발사고 사과
- “3명 허가받고 4명 작업… 안전교육 없어”
- STX 근로자 “물량팀은 위험처리반”
- ‘질식·폭발 위험’ 높은데도 안전관리 미흡
- “폭발 후 가스 흡입·산소 부족으로 작업자 숨져”
- 정치권 “STX조선 폭발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
- ‘환기팬 오작동’ 핵심쟁점 될 듯
- STX조선 사고 당시 작업자 “폭발 20여분 전 RO탱크에서 작업자 나와 팬 살펴봤다”
- STX조선 폭발사고 발화 원인 ‘전기 스파크’에 무게
- 현장감식 참여 유가족 “안전관리 엉망”
- [STX조선 참사] “다단계 하청으로 조선인력 80%가 비정규직”
- “STX조선 폭발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 창원시·의회, STX조선 사고 유족 위로·재발방지 촉구
- 해경 "STX조선 폭발 원인 전기 스파크 가능성에 무게"
- STX 관계자 “법정관리 졸업 후 정상화 희망 품었는데…”
- [진단] 조선소 잇단 사고 왜?
- 김영주 장관 “원청에 책임 묻고 정부서 진상조사”
- 공정 맞추려 연일 휴일특근하다 참변
- 진해 STX조선서 폭발사고… 협력업체 직원 4명 사망
- [독자제보] 긴박한 창원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현장
- 진해 STX조선해양, 건조 중 석유운반선 폭발 4명 사망
- 김용훈,김재경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