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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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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방문의 해가 힘차게 솟았다 (2) 역사·추억·맛의 도시 창원

민주화 함성·벚꽃의 감성·먹거리 정성 가득한 도시
[2018 신년특집- 대한민국의 중심 경남] 창원방문의 해가 힘차게 솟았다

  • 기사입력 : 2018-0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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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 창원시는 전통의 도시 마산과 진해, 국내 최대 공업단지를 자랑하던 창원이 합해져 2010년 탄생했다. 통합 창원시는 3개 도시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형 도시다. 그런데 외부에선 창원을 산업도시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와 국화축제의 도시 마산이 곧 창원시라는 걸 홍보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창원시는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먹거리 동력으로 관광을 택하고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올해를 ‘창원방문의 해’로 정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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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마산회원구 3·15 민주묘지./창원시/

    ◆민주성지 마산… 역사·추억 부각한 ‘마산 추억관광상품’ 인기 만점

    창원은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고, 고대사와 근대사,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유적이 남아 있다. 의창구 동읍 다호마을 뒷산과 주남저수지로 이어지는 곳에 있는 사적 제327호 다호리고분군은 지금까지 밝혀진 원삼국시대(서력 기원 전후부터 AD 300년경까지의 시기) 유적 중 최대다. 조개무덤 성산패총에서도 흔적을 읽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교육적 차원에서 이곳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창원시가 세계를 향한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유구한 역사성을 벨트로 잇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

    마산지역은 개항도시, 근대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 조선후기부터 조창(세금으로 거둬들인 쌀을 수송하기 위해 보관하던 창고)과 어시장을 중심으로 상업과 유통업, 수산업이 발달했다. 창동엔 조창터가 아직도 남아 있다. 1899년 일제가 마산포를 개항하면서 본격적인 근대를 맞았고, 일제강점기엔 주조·양조업이 발달했다. 그래서 마산합포구 남성동엔 한국인이 설립한 최초의 주식회사이자 무역회사였던 원동무역주식회사 터가 있다.

    민주화의 발원지라는 점은 시민의 대단한 자긍심으로 살아 있다. 창원시는 4·19혁명을 이끌어낸 3·15의거의 흔적을 찾아 ‘민주성지’ 위상을 세우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3·15의거 발원지, 3·15의거 기념탑, 3·15의거 기념비, 무학초등학교 총격 담장, 김주열 열사 흉상, 김용실·김영준 열사 추념비, 강용기 열사 추도비, 김영호 열사 추도비, 국립 3·15민주묘지 등 13곳의 유적지를 확인했다. 이를 둘러보는 탐방 코스가 완성되면 창원의 또 다른 ‘역사관광상품’이 될 전망이다.

    오랜 역사만큼 켜켜이 쌓인 스토리도 풍부하다. 창원시는 얼마 전부터 창원기업을 돌아보는 기존의 산업관광상품 외 또다른 추억상품을 개발했다. 1970년대 산업화를 이끈 마산자유무역지역홍보관과 120개국 3300개 술을 한자리에 모은 술박물관 굿데이 뮤지엄, 마산지역 전성기부터 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학문당·황금당 등 전통명가 9개소, 마산의 물맛을 알려주는 ‘몽고정’을 엮은 것이다.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한상인 등을 비롯해 팸투어를 했던 관광객 반응도 좋다. 창원시는 올해 상품을 더 널리 알리고 내실있게 운영할 계획이라 한다.

    창동 상상길과 창동예술촌 골목투어, 한복체험 상품도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버스자유여행상품인 ‘K-트래블버스’ 개발을 위해 실시한 팸투어에 참가한 이들의 반응도 좋았다. 외국인 모니터링단 10여명은 외국인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진 2300여개의 박석으로 만들어진 창동상상길을 걷고, 창동예술촌에서 골목투어와 한복체험을 하면서 전통문화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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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트래블버스 참가자들이 마산 창동에서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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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진해구 중앙동 군항마을./창원시/

    ◆벚꽃의 도시 진해… 군항마을 역사길이 관광객 발길 유도

    진해는 군항도시다. 국내 최대의 벚꽃축제 이름도 그래서 ‘군항제’다. 군항제는 워낙 유명해서 군항제만으로도 수백만의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군항제만 보고 가면 아쉽다. 조금만 발품 팔면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근대도시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해구 중앙동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있는 군항마을 역사길이 그것이다. 거리로 520m쯤 되는 군항마을 역사길에는 1912년 건립된 러시아풍 진해우체국(사적 291호), 진해역(1926년 건립·등록문화재 제192호), 일제강점기 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1930년대 건립·등록문화재 193호), 임권택 감독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지였던 중국요리집 원해루, 지붕 모양이 뾰족해 ‘뾰족집’으로 불린 중국풍 건물 수양회관(현 식당), 1955년부터 예술인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온 흑백다방, 365개 계단의 제황산공원, 해군군복 마크사 밀집 거리 등이 가득하다.

    제황산공원에는 모노레일카가 설치돼 오르기가 한결 편해졌다. 전망대에 올라 진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오는 2월말까지는 중원로터리 일대 아름다운 빛거리까지 만들어져 낮동안 군항마을을 돌고, 밤에는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일본인 상가 장옥거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제는 러일전쟁 직후 진해를 군사도시로 건설하면서 일본식 건물인 장옥(長屋·나가야)을 만들었는데 진해에 많이 남아있다. 2층짜리 장옥은 현재의 다가구주택 형태로 1층은 상점, 2층은 살림집으로 이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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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어시장에서 열리는 아구데이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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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술골목의 통술 안주 한상.

    ◆아귀찜, 장어요리, 통술, 단감빵, 벚꽃빵… 추억가득 먹거리 여행

    여행의 정점은 먹거리다. 창원시의 대표음식은 바다도시 마산지역에 많이 집중돼 있다. 먼저 아귀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아귀 생선이 1960년대 찜으로 개발됐다. 마산시내 중심가에서 갯장어식당을 하던 일명 혹부리할머니가 아귀에 된장과 고추장·콩나물·미나리·파를 섞어 쪄서 만든 음식이 맵싸하니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내면서 알려지게 됐고,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상품화하면서 아귀찜은 마산의 대표음식이 됐다. 오동동 일대에는 아귀찜 거리가 형성돼 수십 개 점포가 성업 중이다. 창원시가 창원방문의 해를 맞아 길거리음식을 통한 관광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맛간식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작품 또한 아귀를 재료로 한 ‘핫바’다.

    봄도다리·가을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산엔 특히 생선회가 많다. 마산어시장 활어회 거리는 연중 성시다.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하던 출향인이 많이 찾기 때문에 명절에도 영업하며 택배물량도 엄청나다. 경남 최대 수협공판장이 있어 도다리쑥국, 도다리미역국, 대구탕, 탱수탕 같은 생선국 요리도 발달해 있다.

    해물 안주가 한상 통째로 나오는 ‘통술’도 창원의 대표음식이다. 1970년대부터 신마산과 오동동 통술골목이 성업했고, 지금은 창원시 중심가 상남동에도 통술집이 많이 늘었다. 보양식 장어도 인기다. 마산 해안도로 건너편 남성동 수협 어판장 인근에는 장어거리가 있다.

    이외도 창원지역엔 얇게 저민 암소의 안심과 연한 등심고기를 소스에 재워 석쇠에 굽는 석쇠불고기가 유명하다.

    특산품도 많이 개발됐다. 창원시는 창원단감을 활용한 단감빵, 주남오리빵, 단감칩, 단감즙, 감식초도 만들었다. 진해를 대표하는 특산물로는 벚꽃빵이 있다. 진해제과와 미진과자점에서 지난 2006년 독창적으로 개발했다.

    조윤제 기자 ch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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