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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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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사랑하는 마음과 동정심을 키우자 / 김철민

  • 기사입력 : 2007-03-13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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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눈에 보이는 한 포기의 나무나 한 마리의 강아지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모른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것의 겉모습뿐이다. 참으로 그것이 무엇이라 함은 우리가 동정을 가짐으로써만 알 뿐이다.”
    이것은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말이다. 우리가 나뭇가지를 꺾을 때 찌익하는 소리가 나면 그것은 나무가 꺾이는 소리로만 무심하게 생각한다면 그뿐, 그러나 만일 우리가 나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소리에 우리 자신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 이것은 나와 나무의 관계가 서로 느낌을 통해 새로 맺어져야 이 관계를 발견하는, 사랑이다.
     
    사랑이 없이는 나무는 나무요, 나는 나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이 사랑이 우리의 가슴에 고임으로써 우리는 남의 어려운 형편을 생각하게 되고 따뜻한 마음이 움직이게 된다. 그러므로 타고르는 사랑이 곧 우리를 묶음에서 풀어 놓는 것, 가둠에서 놓아 주는 것이 해방이라 말한다.
    나와 남과의 사이에서 칸막이를 치우고, 나무와 나 사이의 서로 느끼는 세계를 마련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타고르는 아름다운 시나 소설만을 쓰는 문학가는 아니지만 그의 가슴속에는 굶주리고 가난한 조국의 겨레에 대한 끝없는 동정과 서로 싸우고 다투는 현대의 세계에 대한 노여움이 강하게 불타고 있었다. 물론 타고르는 아름다움과 평화를 사랑하는 시인이기 때문에 자기가 선두에 나서서 총을 들고 싸우거나 부르짖지는 않았지만 때로는 불길처럼 타오르는 노여움을 참지 못해 자기의 조국을 짓밟는 영국을 비난하고 짓밟힌 모든 겨레를 격려했다.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박에 시달리는 괴로운 시절에 타고르가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를 보내어 우리 겨레의 마음을 북돋워주던 고마운 마음씨를 잊을 수가 없다.
     
    타고르가 이 시를 우리 겨레에게 보내준 뜻은 그의 조국인 인도가 일제시대의 우리나라와 형편이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당시 3억이 넘는 놀라운 인구와 기름진 옥토를 가진 인도가 1858년 이후 영국의 식민지가 되고 남의 나라의 구속에서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인도 사람들에게 타고르의 이 사랑에 넘치는 시나 소설이 얼마나 그들의 가슴에 큰 기쁨과 희망을 주었겠는가.
     
    우리나라 국민들도 대한민국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횃불'이라 불렀던 타고르의 시심을 본받아 사랑하는 마음과 동정심을 키워 자손만대 물려주고 싶었으면 좋겠다. 세계속의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사회나 학교 가정에서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다. 

     김철민(도산중 교장·시인·21세기한국문학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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