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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백로- 정민주(경제부 기자)

  • 기사입력 : 2023-09-06 1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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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기는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하기 위해 1년을 24개로 나누어 정한 것이다. 가을은 절기상 입추와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의 흐름으로 흘러 입동으로 겨울을 알린다. 입추에는 하늘이 가을을 느끼고, 처서에는 대지가 가을을 느끼며 백로엔 사람이 가을을 느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올해는 어찌 된 영문인지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백로(白露·8일)가 코앞이지만 아직 무더위가 가실 줄 모른다.

    ▼계절을 모르기는 모기와 잠자리도 매한가지다. 새벽녘 윙윙거리는 모기를 쫓느라 모기퇴치제는 여전히 머리맡에 있다. 더위가 이어지면서 모기들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익어가는 들녘의 곡식,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함께 가을의 잔상처럼 떠오르는 고추잠자리 역시 철(?)이 없어졌다.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떼 지어 다니던 고추잠자리는 따뜻한 날씨 탓에 여름철부터 부지런히 날고 있다.

    ▼수치로 보는 기후 변화는 더욱 심상치 않다. 기상청은 9월 전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 10·11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을 확률을 각각 40%로 전망했다. 비 내리는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연구진이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는 7% 증가하고, 일일 최대 강수량의 경우 14%까지 늘어나는 등 극한 강수 현상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끝나지 않을 듯한 더위에도 가을은 오고 있다. 창 밖의 풍광이 계절의 변화를 전해준다. 초록이 넘실대던 들녘은 노란색으로 변했고, 곧 가을걷이에 들어갈 벼 이삭은 고개를 숙였다. 한낮 뙤약볕 아래선 수확한 빨간 고추를 말리는 손놀림이 분주하다. 우리나라의 자랑인 ‘뚜렷한 사계절’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회용품 줄이기, 적정온도 설정하기 등 일상에서 지구온도 낮추기에 나서야 한다.

    정민주(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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