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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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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 길] 고성 해지개해안둘레길

午~ 잔잔海! 夜~ 황홀海!

  • 기사입력 : 2024-05-01 21:59:26
  •   
  • 잔잔한 바다의 매력을 만나는 해안길
    하트·액자 모양 벤치는 포토존 명소

    바다 가로지르는 보도교 ‘해지개다리’
    여행객들에 특별한 경험과 낭만 선사

    둘레길 여운을 즐기는 장소 ‘구선창’
    탁 트인 전망과 아름다운 노을 일품


    고성군 고성읍 수남리에 자리한 남포항은 잔잔한 바다로 유명하다. 내륙 깊숙이 위치한 덕분에 웬만해서는 거친 파도를 만나기 힘든 편이기 때문이다. 마치 바다가 아닌 거대한 호수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소금기가 이곳이 바다임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남포항에서 시작해 곡용마을로 이어지는 해지개해안둘레길은 이러한 잔잔한 바다의 매력을 만나게 한다. 1.8㎞에 이르는 해안길을 걷고 있으면, 편안함이 밀려오고, 삶의 부담감은 어느새 물러가 있다.

    잔잔한 바다가 매력적인 해지개해안둘레길.
    잔잔한 바다가 매력적인 해지개해안둘레길.
    고요한 밤바다와 조명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해지개다리.
    고요한 밤바다와 조명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해지개다리.

    ◇거대한 해마 조형물이 반기는 남포항

    남포항에 들어서자 거대한 해마 조형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해마 조형물은 남포항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짙은 노란색의 해마는 크기도 거대한 데다가 금속으로 되어 있다 보니 햇빛이 비칠 때마다 빛을 뿜어내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마 조형물 동쪽으로는 앞으로 걸어야 할 해지개해안둘레길이 푸른 바다와 함께 펼쳐져 있다. 잔잔한 바다와 맞닿아 있어서 그런지 1.8㎞의 거리가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남포항에 있는 거대한 해마 조형물
    남포항에 있는 거대한 해마 조형물

    ◇잠잠한 바다를 만나는 시간, 해지개해안둘레길

    남포항을 뒤로하고 해안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멀리서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고 파도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온다. 파도소리는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만큼 잠잠하다. 보도블록 등으로 이뤄진 해안길은 잠시 쉬어 가기 좋게 중간중간 벤치가 설치돼 있다. 벤치는 하트와 액자 모양으로 돼 있어, 그 자체로도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된다.

    하트모양의 벤치
    하트모양의 벤치

    포토존 의자들이 끝난 지점부터는 나무데크길이 시작된다. 나무데크길은 이전의 해안길과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육지와 살짝 떨어져 설치돼 있는데,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바다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게 한다.

    나무데크길을 걷다 보면 왼편에 공원처럼 생긴 장소가 나온다. 바로 남산오토캠핑장이다. 남산오토캠핑장은 푸른 바다를 보며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 캠핑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명소였다. 하지만 현재는 폐장된 상태인데, 추후 유스호스텔 주차장과 포차거리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비록 바다를 보며 캠핑을 할 수는 없지만, 해지개해안둘레길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또 다른 힐링 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대가 된다.

    포차거리로 활용될 예정인 남산오토캠핑장.
    포차거리로 활용될 예정인 남산오토캠핑장.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지개다리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지개다리

    ◇평안함과 낭만이 함께하는 해지개다리

    나무데크길이 끝나면 해지개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폭 3.5m에 길이 209m로 이뤄져 있는 해지개다리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보도교로, 바다 한가운데를 건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해지개다리에서 만나는 바다 풍경은 육지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보다 다채롭다. 다리 위에서는 보다 먼 바다를 감상할 수 있고, 바다에서 바라본 해안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해안에서보다 바다향도 더 진하다. 해지개다리는 바다와 더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준다.

    해지개다리는 낮에도 많은 여행객이 방문하지만, 밤에도 찾아오는 여행객이 많다. 한낮의 해지개다리가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면 한밤중의 해지개다리는 낭만적 분위기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어둠이 찾아오면 야간조명이 하나둘씩 불을 밝히기 시작하는데, 고요한 밤바다와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래서 야간에는 연인들이 많이 방문한다.

    한밤중에 해지개다리를 걷는다면 시간을 두고 잠시 멈춰 볼 것을 추천한다. 고요함 속에 잠잠히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아무리 어지러운 마음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둘레길 데크에서 바라본 잔잔한 바다 풍경
    둘레길 데크에서 바라본 잔잔한 바다 풍경

    ◇여운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 ‘구선창’

    해지개다리를 지나면 또다시 나무데크길이 나온다. 잔잔한 바다를 벗 삼아 계속 걷다 보면 어느새 해지개해안둘레길의 마지막 장소인 구선창에 다다르게 된다.

    구선창은 여행의 마지막으로 알맞은 장소다. 나무데크길은 구선창에 이르자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며, 구선창 남쪽은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해 마지막으로 바다 풍경을 보며 여행의 여운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일몰시간에 방문하면 아름다운 노을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분주함 삶 속에 위로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고성 해지개해안둘레길을 걸어보자.

    ◇방문할만한 주변 관광지

    해지개해안둘레길 주변 추천 관광지로는 남산공원과 송학동고분군을 들 수 있다. 먼저 남산공원은 남포항 주변 바다와 고성읍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으로 유명하다. 바다 전망은 남산공원에 있는 남산정에서 만날 수 있는데, 해지개해안둘레길에서 만난 바다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지개해안둘레길에서는 바다가 잔잔한 호수처럼 보였다면, 남산정에서는 광활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남산정에서 바라본 남포항 주변 바다.
    남산정에서 바라본 남포항 주변 바다.

    고성읍 일대 전망은 만남의 광장에서 볼 수 있다. 만남의 광장에서 내려다본 고성읍은 무척 평온하면서도 활기차다. 남산공원은 또한 벚꽃과 단풍으로 유명하다. 다가오는 가을과 내년 봄에 고성읍을 찾는다면 남산공원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남산공원 만남의 광장에서 한 가족이 그네를 타고 있다.
    남산공원 만남의 광장에서 한 가족이 그네를 타고 있다.

    송학동고분군은 고성 주변 바다를 지배했던 소가야 왕들의 무덤이다. 고성읍 북쪽의 무기산 일대에 7기가량의 고분이 모여 있다. 과거에는 지배자의 위엄을 보여주는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군민들의 휴식처로 활용되고 있다. 고분 사이에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 보면 푸른빛 하늘과 초록빛 고분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평온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데,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천천히 산책하기에 좋은 장소다.

    소가야 왕들의 무덤인 송학동고분군.
    소가야 왕들의 무덤인 송학동고분군.

    글= 이주현 월간경남 기자

    사진= 전강용 기자·고성군

    ※자세한 내용은 월간경남 5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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