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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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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팁(tip) 문화- 강희정(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8-28 1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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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탑승 이후 승객이 감사의 뜻으로 기사에게 팁을 주는 ‘팁 기능’ . 지난달 ‘카카오T’가 이 팁 기능을 시범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국내 유명 빵집에서도 ‘팁 박스’가 있다는 목격담이 올라오는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팁을 요구받았다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해 논란이 거세다. 대부분 “팁을 줄 만한 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다”거나 “이미 지급하고 있는 가격에 봉사료가 포함돼 있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팁 문화의 기원은 무성하다. 17세기 영국의 커피하우스에 ‘신속함을 보장한다’는 뜻의 ‘To Insure Promptitude’가 적힌 통을 놓았는데 사람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돈을 넣으면서 팁 박스가 생겼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기원은 귀족들이 하인들에게 수고의 의미로 주던 용돈이다. 하지만 흑인 노예 해방 이후 노예에게 지급하지 않던 임금을 주기 아까워 고용주가 인건비를 팁으로 충당해 현재의 모습으로 변질됐다는 설도 존재한다.

    ▼팁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화다. 특히 미국에서 팁은 최저임금제를 통해 제도화돼 있다. 대부분의 주와 시가 팁을 받는 노동자에 대해 일반 노동자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한다. 문제는 팁이 제도화된 미국에서조차 최근 과도한 팁 요구에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팁이 도입될 경우 치솟는 물가와 부담을 소비자가 감당해야 한다는 불안이 크다. 또한 배달비처럼 우리 사회에 고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팁은 서비스 만족도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이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칭찬과 감사의 말을 전하거나 리뷰나 평가를 남길 수도 있다. 만족한 서비스에 대해 주위에 추천을 하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선물이나 기부의 방법도 있다. 팁은 서비스를 받은 손님이나 소비자가 베푸는 ‘호의’로 남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안 내면 그만이라 하기엔 경험한 적 없던 팁 문화가 한국 곳곳에서 일으키는 갈등도 생각해볼 문제다.

    강희정(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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