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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처서(處暑)-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3-08-22 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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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은 24절기 중 열네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처서(處暑). 처서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와 농작물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 사이로,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점이며 양력 8월 23일 무렵이다. 올해 ‘입추’는 지난 8월 8일이었고, ‘백로’는 오는 9월 8일이다. ‘처서’는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처서가 되면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 기운을 느낄 수 있기에 ‘처서가 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지고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속담이 있다. 또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고 표현할 만큼 가을로 접어드는 절기다. 이러한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고려사’에는 ‘처서의 15일간을 5일씩 3분 하는데, 첫 5일간인 초후(初候)에는 매가 새를 잡아 제를 지내고, 둘째 5일간인 차후(次候)에는 천지에 가을 기운이 돌며, 셋째 5일간인 말후(末候)에는 곡식이 익어간다’라고 했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늘은 맑고 청명해야 하며 햇살은 뜨겁다 못해 따가워야 한다. 그래야 벼가 잘 자라고 야물어진다. “처서에 장 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속담이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도 준다고 한다.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란 말이 있다. 일 년 중 그나마 한가한 이 시기의 농사철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인데 요즘 정치권이 농사를 짓는 농사꾼보다 더 바쁘다. 채상병 사건, 새만금 잼버리 사태, LH 철근 누락 사건 등 다양한 사안을 놓고 서로 책임 공방에 혈안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한심스럽다 못해 개탄스럽다. 이 가을에는 ‘상생 정치’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그래서 함께 어우러지는 풍성한 가을 정치를 했으면 한다.

    이준희(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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