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편지- 김인혜(소설가)외출해서 돌아오다가 우편함을 열어 본다. 우편함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받아도 무방한 홍보용의 인쇄물과 카드회사에서 보낸 우편물만 그득하다. 나 역시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 간단히 소식만 전하고 산 지 꽤나 오래되었다.
한데, 봄 햇살에 느긋하게 앉아 읽을 편지가 문득 그리워짐은 왜...2010-03-05 00:00:00
- [작가칼럼] 소통(疎筒)- 김명희(시인)몇 주 전 TV 프로그램인 ‘진품명품’에 1m 남짓한 높이의 직사각의 통이 소개되었다.
맨 아래 사자를 투각한 난간대가 연꽃을 떠받친 그 위로 모란, 봉황이 차례로 새겨진 데다 둥근 뚜껑까지 원형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 모양은 흡사 나무에 단청을 입히고 뚜껑을 덮은 굴뚝 같아 보였다.
짐짓 쇼 감정단의 일원이 ...2010-02-26 00:00:00
- [작가칼럼] 한류음식의 문화적 수출을 위한 제안- 최미선(동화작가)백석의 시에는 유독 많은 음식물이 등장한다. ‘맨모밀국수 동티미국 산꿩고기 명태 창란젓…. 백석은 이런 음식들을 줄줄이 시에 열거했다. 그리고 그 맛을 ‘슴슴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얼얼하고’라며 일일이 적어 나갔다.
나라의 명운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상황에 놓여있을 때 그는 전국을 유랑하면서 이렇게 음식...2010-02-19 00:00:00
- [작가칼럼] 밀려오는 구름처럼- 정희숙 동화작가지난 연말, 연하장을 보내게 되었다. 고마운 분들에게, 친구와 친척, 문우들에게. 복을 비는 마음에서. 디지털 시대에 대한 항변일 수도 있겠다. 최근에 꽃가게를 차렸으니, 이번에는 홍보의 목적도 약간 더해졌다.
吉福. 和氣動. 福如雲.
남편에게 붓글씨를 부탁했지만 주소가 문제였다. 문단의 선생님들 주소는 문...2010-02-12 11:38:44
- [작가칼럼] 머물 때와 떠날 때- 이광수(소설가)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생업을 목적으로 갖는 직업 이외에 자의든 타의든 여러 사회단체에 소속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사회 시스템 자체가 소속되도록 얽어매기 때문이다. 학연, 지연으로 생긴 동창회, 향우회를 비롯한 취미클럽·친목회 등과...2010-02-05 00:00:00
- [작가칼럼] 검은 희망- 이서린(시인)서울의 한복판. 한강 다리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으나 재수 없게, 혹은 억수로 운 좋게 물결에 떠밀려, 다리 난간 아래 아주 작은 섬에 몸이 실려 살아난 남자. 그때부터 남자 김씨의 무인도 아닌 무인도 밤섬 생활이 시작된다. 죽고자 했으나, 이 더러운 세상 내가 떠나고 말지 했으나 어쩌나. 죽는 것도 여의치 않은 ...2010-01-29 00:00:00
- [작가칼럼] 잠자는 글자를 깨워라- 김태두(아동문학가)우리 한글은 과학적으로 짜임새 있게 돌려가며 쓰도록 되어 있다. 즉 닿소리와 홀소리가 어울려 글자들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뚝딱! 하고 두드리는 요술방망이와 같다. 외국의 어느 학자가 그 빼어남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한글은 글자 문화의 사치’라 일컬었다는 말을 미루어 봐도 우리는 마음 놓고 한글을 자랑...2010-01-22 00:00:00
- [작가칼럼] [작가 칼럼] 윤이의 소원- 김문주(소설가)며칠 전 시어머니께서 집에 오셨다. 여섯 살짜리 딸아이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을 자랑하고 할머니께 써 놓은 연하장을 보여드렸다. 아이들은 집에 손님이 오면 괜히 들떠서 하지 말라는 짓을 더 하기도 한다. 엄마 마음으로는 시어머니 앞에서 예의 바르고 예쁜 짓만 했으면 싶은데 딸아이는 놀아줘 안아줘 타...2010-01-15 00:00:00
- [작가칼럼] [작가 칼럼] 미안하다, 당신 또한 한 마리 토끼라면- 김륭(시인)시인들은 많다. 그러나 시를 발표할 지면이 없다는 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당연히 시집 한 권 출판하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내 호주머니에 돈이 없거나 뛰어난(?) 시를 쓰지 못하는 경우다. 그러니까 시를 쓰기 위해서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얼마나 웃기는 이야기인가. 시쳇말로 죽어도 밥이나 돈과는 ...2010-01-08 00:00:00
- [작가칼럼] [옴부즈맨 칼럼] 또 한 해를 보내며- 김상수 경남신문 옴부즈맨2009년이 끝난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이면 느껴오는 일이지만 돌이켜 볼 때 올해 또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그래서 언제나 한 해를 보내고 마지막 달력 장을 떼어 내는 순간에는 여러 가지 감회가 교차하게 된다. 한 해의 못 다한 아쉬움 속에 묵은 해를 보내면서 새해 맞을 채비를 해야 할 무렵이다. 지난 4월부터 경...2009-12-22 00:00:00
- [작가칼럼] 겨울 강가에서- 이동이(수필가)겨울 강의 흐름이 그리워 살을 에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낙동강으로 차를 몰았다. 사라 브라이트만의 노래가 오늘따라 더 감미롭다. 배려심이 깊고 알뜰한 지기가 건네준 테이프에 애정이 담겨서 그런가보다. 서두르는 바람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화사한 그의 얼굴이 떠오르자 이내 가슴이 훈훈해 온다. 생각...2009-12-18 00:00:00
- [작가칼럼] 석굴암 가는 길- 전명희(수필가)천년 고도 경주로 들어서는 길은 초입부터 다른 도시들과 다르다. 검은 기와가 얹혀진 톨게이트는 선대의 귀한 위엄이 느껴져 절로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 길 한쪽의 작은 돌조각상들도 옛 세월의 무연한 흔적인 양 눈에 띄었다. 녹록잖은 세월을 알리는 것은 길가의 벚나무도 마찬가지다. 휘늘어진 육중한 가지들과 옹...2009-12-11 00:00:00
- [작가칼럼] [옴부즈맨 칼럼] 보는 신문의 키워드 그래픽기사- 김상수(경남신문 옴부즈맨)과거에 비해 독자들이 매일 제때에 신문을 챙겨 읽는 것이 쉽지 않다. 쫓기듯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서둘러 신문 읽기란 매우 힘들다. 그저 신문의 굵은 제목들과 사진만을 대충 훑어보는 정도다. 여기에 관심이 가는 기사가 발견되면 취재 의도를 보여 주는 작은 제목과 그래픽만 보고 지나가 버린다. 사실 깨알 같은 ...2009-12-08 00:00:00
- [작가칼럼] 유등축제를 생각하며- 이정홍(시조시인)매년 10월 3일이면 진주에서는 개천예술제가 열린다. 예전에는 농촌의 가을걷이를 마무리할 음력 10월 3일이었다. 예술제의 한 행사로 남강 유등 띄우기가 있었다. 이 행사는 우리들의 마음을 마냥 들뜨게 했다. 가을걷이가 끝난 농촌에서는 수수깡이나 삼나무 껍질을 삶아 벗기고 난 후에 말린 제릅대가 주재료다. 제...2009-12-04 00:00:00
- [작가칼럼] 네이버에게 물어봐- 김순(소설가)검색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원하는 키워드만 검색을 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볼 수가 있다. 비전문가가 올린 근거 없는 정보나 오류가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쉽고 다양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는 편이다.
언제부턴가 글을 쓰다가도 ...2009-11-2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