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옛 문화의 향기 속에서- 정희숙(동화작가)지난 가을, 부여에 다녀왔다. 남편 친구들과 떠난 1박 2일의 여행이다.
부여에는 잠자던 사비성의 영화가 되살아나고 있었다. 아담하고 깔끔한 펜션에서 묵은 다음, 부소산의 고란사 가는 길. 안개 속에 단풍이 곱다. 백제 때도 단풍은 붉었으리. 세월이 흘러도 변함 없는 건 자연뿐이런가. 낙화암에는 전설만 남았을...2011-01-07 00:00:00
- [작가칼럼] 문학과 꼬리표- 강현순(수필가·경남문학 편집장)비록 책이, 문학이 푸대접 받는 인터넷 시대라지만 그래도 문학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자신의 나이는 잊은 채 책가방을 들고 문학강좌가 있는 곳을 기웃거리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들은 “그냥 문학적 분위기에 젖어보고 싶어서” 혹은 “ 작가가 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시나 ...2010-12-31 00:00:00
- [작가칼럼] 산을 제대로 오르는 법- 김시탁(시인)산을 제대로 오르기 위해서는 산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다. 완만한 산과 거칠고 험악한 산, 잡풀이 우거진 산과 야생초가 자생하고 들다람쥐가 도토리를 굴리는 산은 분명 다르다.
산을 알아보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다. 그저 가만히 산을 바라보면 된다.
오랫동안 묵묵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산의 모습이 보인다....2010-12-24 00:00:00
- [작가칼럼] 가지치기- 조은길(시인)나무들이 겨울나기를 위해 잎사귀를 다 떨어내는 이즈음이면 정원수나 가로수들의 가지치기가 시작된다.
지난 여름 키가 너무 많이 자라거나 몸집이 불어나 집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가리거나 원하는 모양이나 높이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될 때 나무들은 가차 없이 잘린다. 잘려서, 지난 일 년 동안 피땀 흘려 이루어놓...2010-12-17 00:00:00
- [작가칼럼] 말솜씨- 하길남(수필가)몸맵시라는 말은 있어도 말맵시라는 말은 없다. 말도 맵시 있게 하면 몸맵시처럼 말맵시라는 말도 성립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말솜씨라는 말이 있으니 굳이 그런 말을 만들어 쓸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솜씨’보다 ‘맵시’가 더 정이 간다.
“선생님, 내일 날씨가 몹시 추워질 것이라고 ...2010-12-10 00:00:00
- [작가칼럼] 비전을 가진 의지 100% 인간형- 임재도(소설가)연평도에서 있었던 꽃봉오리 같은 두 젊은 장병의 죽음에, 지금도 온 국민이 애통해하고, 분노하며, 탄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뒤를 이어 입대할 많은 친구들이 입시라는 관문의 문턱에 서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마냥 슬퍼하거나 분노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제는 우리 자신을 차분히...2010-12-03 00:00:00
- [작가칼럼] 실로폰다리- 정이경(시인)우리는 상대방을 위한 배려에 대하여 많은 부분들을 근본으로 삼기도 하고, 심지어는 교육까지 받아왔다. 하지만 교육받은 만큼 잘 실천하고 있는지? 나는 타인을 위해 그동안 얼마나 배려하고 있었는가에 대한 되짚기를 이즈음에서 해보게 되었다.
11월 중순, 규슈의 후쿠오카현에 있는 복지산(福智山 후쿠지야마)으...2010-11-26 00:00:00
- [작가칼럼] 대칭의 조화를 찾아- 공영해(시인·창원문인협회장)연전부터 나는 야생화를 즐겨 찾았다. 멀고 가까운 곳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찾아 안부를 물었다. ‘이름 없는 꽃’이 어찌 있으랴. 꽃의 이름을 알면 알수록 나는 마음부자가 되었다. 서정의 세계에 대한 접근이 문자 언어를 통해서만 있지 않음을 나는 꽃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디카를 구해 꽃의 마음을 담기 시...2010-11-19 00:00:00
- [작가칼럼] 누가 주인인가- 최영인(아동문학가)하늘이 파랗다. 억척스럽게 덥던 지난 여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도망치듯 달아나고, 솨한 바람은 잎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사람들은 잠시 왔다가는 가을을 만나러 먼 길을 마다않고 설렘 가득한 보따리를 메고 길을 떠난다. 먼 곳은 아니지만 나도 모자를 쓰고, 등산화를 신고, 카메라랑 비닐봉지 몇 개도 잊지 않고...2010-11-12 00:00:00
- [작가칼럼] 디딤돌과 걸림돌- 옥영숙(시인)높고 푸른 가을하늘이다. 가을이 풍요로운 계절인 만큼 축제며 운동회 등 여러 가지 모임이 즐비하다. 얼마 전 초등학교 총동창회의 운동회가 모교에서 열렸다.
시간의 흐름 속에 세월의 무상함도 느끼면서 마음만은 초등학생 시절의 그 패기 어린 개구쟁이 시절로 돌아간다. 하루는 길고 일년은 짧고 십년은 더 빨리 ...2010-11-05 00:00:00
- [작가칼럼] 여성시대의 도래- 안외숙(수필가)미국의 프레슬리·리지 재단이사장 에릭슨 박사는 ‘이제 세계여성들은 엄마로서 만족하지 못하고 커리어우먼, 즉 일자리를 찾고,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며, 같은 유행을 따르고 싶어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현상이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다. 자녀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연...2010-10-29 00:00:00
- [작가칼럼] 한글공정(工程)- 김홍섭(소설가)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한글공정(韓契工程)은, 중국이 한글을 자신들 문화의 일부분이라는 주장에서 비롯된다. 한글공정은 동북공정에서 빌려온 말로 중국이 휴대전화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한글을 입력하는 방식을 자체 개발해 이를 국제 표준화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한 전자신문에서 보도하면서 ...2010-10-22 00:00:00
- [작가칼럼] 웃기는 짬뽕들- 김륭(시인)문학을 왜 하세요? 어느 문학행사장에서 만난 삼십대 아줌마의 첫 번째 질문이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문학 앞에 ‘돈도 안 되고 밥도 안 되는’ 말을 예의상 생략한 지극히 사적인 질문이냐 아님 문학의 역할이나 존재이...2010-10-15 00:00:00
- [작가칼럼] 한국사람은 이혼하지 않는다고요?- 윤미향(수필가)미국으로 이민 가서 살고 있는 시누이가 왔다. 반가운 얼굴을 마주하게 된 친족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던 중 시누이가 하는 말에 나는 귀가 솔깃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시누이 손녀딸이 저희 엄마아빠가 부부싸움만 하면 ‘두 사람이 이혼했을 때 나는 도대체 누...2010-10-08 00:00:00
- [작가칼럼] 셋째는 더 예뻐- 김경분(수필가)널리 알려졌던 산부인과 병원들이 문을 내린 지 오래다. 그때의 병원은 임산부들로 넘쳐나 진료를 받기 위해 한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예사였다. 내가 셋째아이를 낳았던 병원도 오래 전 등산용품 전시·판매장으로 변했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입원실이 없어 출산 ...2010-10-0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