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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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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얄팍한 상술, 소비자 '분통'

'대기업이 단돈 십원까지 챙기려고…'

  • 기사입력 : 2010-10-01 07: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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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을 반올림해서 팔다니,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 아닌가요?"

    물건값이 싸다는 이유로 집 근처 소형 구멍가게를 이용하기보다는 멀리 있는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 이들의 믿음을 배신하는 대형마트의 얄팍한 상술이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8시께 롯데마트 서울역점. 신선식품, 생활용품, 가공식품 등을 판매하는 2층 매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알뜰한' 소비자들은 각 코너를 이동하면서 '할인'이라는 명패가 놓여 있으면 망설임없이 해당 상품을 카트에 담았다.

    장기간의 불경기 탓에 10원이라도 싼 제품들을 고르려는 소비자들의 소박한 바람은 그러나 손쉽게 배신당하고 있었다.

    ◇가격표는 단지 유인용?…실가격은 반올림↑

    각 상품 가격표에 적힌 상품명과 판매가는 소비자가 이동하면서 볼 수 있을 정도의 큰 글씨다. 반면 10g당 가격의 글씨크기는 가격표를 가까이 가서 확인해야만 보일 정도였다.

    가공식품코너 동원마일드참치 가격표. 10g당 60원에 판매된다고 적혀있었지만 가격표에 명시된 참치의 판매가는 1970원이었다. 참치 한 캔에 250g, 계산해보면 1500원이어야 옳다. 약 470원이 비싼 셈이다. 10g당 가격을 반올림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CJ스팸싱글양파맛(80g). 10g당 121원으로 968원이 정상가격이지만 970원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해태아이스쿨삼번들(63g)은 10g당 314원이면 1978.2원이 옳은 가격이지만 가격표엔 1980원이 적혀있었다.

    6살 쌍둥이 아들을 둔 회사원 정순삼씨(40)는 "여태까지 속은 기분"이라며 "각 대형마트에서 가격을 반올림해서 판매한다고 공지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황당하다"고 불평했다.

    3년 전 자취를 하면서부터 대형마트를 애용했다는 이성민씨(28)는 "(반올림 판매에 대해)전혀 몰랐다. 무조건 싼 줄 알고 샀는데 대형마트가 이런 수법으로 이익을 챙긴 것 아닌가"라며 "더러운 기분이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서의씨(24)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10원, 50원짜리 봉투를 사지 않으려고 장바구니를 가져오는 사람도 많다"며 "몇 십원 아끼려고 장바구니를 가져오는데 상품을 반올림해서 판매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단품보다 비싼 묶음제품…유통기간은 천차만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묶음판매제품이 단품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종류가 다른 유사상품이나 서로 관련 없는 제품, 보다 적은 용량과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들을 묶어 판매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롯데마트 식품코너에 진열된 한성야채소시지는 동일 제품이 다른 유통기한(2010.12.08/2010.11.20 )으로 묶음판매되고 있었다. 또 풀무원평양왕만두(2011.06.15)와 7가지야채와통새우볶음밥(2011.06.13) 등의 서로 연관없는 제품이 묶여 판매되기도 했다.

    여러 종류의 과자를 묶음판매해 어린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오리온스낵패밀리팩. 8개의 과자가 단품보다 적은 용량으로 담겨 판매되고 있었다.

    오리온스낵패밀리팩 g당 정확한 가격은 ▲포카칩오리지널 20g(10g당 169원, 20g → 338원) ▲포카칩오니언 20g(10g당 169원, 20g → 338원) ▲스윙칩볶음고추맛 20g(10g당 171원, 20g → 342원) ▲오감자오리지널 23g(10g당 186원, 23g → 427.8원) ▲태양의선오리지널 28g1(0g당 126원, 28g → 352.8원) ▲대단한나초 25g(10g당 119원, 25g → 297.5원) ▲도도한나초오리지널 25g(10g당 130원, 25g → 325원) ▲도도한나초멕시코타코 25g(10g당 128원, 25g → 320원)으로 총액 2741.1원이 정상판매가격이다. 하지만 실제 판매금액은 3180원이었다. 438.9원이 비싼 것이다.

    세 자녀를 둔 탓에 대형마트를 자주 찾는 전업주부 장문희씨(48)는 "우롱당하는 기분이 든다"며 "이는 소비자들을 속여 과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19살 때부터 자취를 하면서 대형마트를 이용했다는 김정현씨(31)는 "소비자들 중 꼼꼼히 가격표를 살피고 계산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이런 부당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잉여금액을 챙겨가는 건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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