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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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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성매매 특별법 2년 - 마산 집창촌을 가다

  • 기사입력 : 2006-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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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차피 다른 곳에 가도 성매매" 돌아오는 여성들

    "집창촌 업소 줄고 음성적 성매매 활발

    재교육·타업종 취업 듣도 보도 못해"


    “손님 없습니다. 배운게 이 짓이라 겨우 하고 있는 거지요.” 한 업주가 기자를 보고 내뱉은 첫 마디다.

    21일 밤 마산시 신포동에 위치한 집창촌을 찾았다. 지난 2004년 9월 23일 발효된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마산의 근대화와 함께 했던 신포동 집창촌이 변화를 맞고 있다.

    2백여m의 골목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성매매 업소들.

    ‘여인숙’이라는 간판을 달고 쇼윈도 밖으로 불빛을 환하게 비추는 업소들 사이사이로 불이 꺼진채 커튼을 드리운 ‘문닫은’ 업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현재 신포동 집창촌에는 약 50개에 달하던 업소들이 성매매 특별법 이후 계속 줄어드는 손님 때문에 현재 30개만 남아 집창촌으로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 이곳에 생긴 첫번째 변화다.

    한 업주는 “특별법 이전에는 거의 3백명이 넘는 아가씨들이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1백명 정도가 일을 한다”며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모두 흩어졌던 아가씨들이 얼마 전부터 다시 돌아와 일을 하고 있는데 집창촌 규모는 과거에 비해 많이 작아졌다”고 했다.

    신포동 집창촌도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될 당시 모든 영업을 중지했고. 아가씨들은 모두 흩어졌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녀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곳을 떠났다가 지난 4월에 돌아왔다는 김모씨는 “특별법 제정 당시 정부에서 아가씨들에게 재교육을 시켜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주변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취업을 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며 “어차피 이곳을 떠나도 새로운 업소에서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성매매 특별법 이후 집창촌의 규모는 작아지고 있으나 안마시술소. 휴게텔 등 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집창촌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변종 성매매 업소로 고스란히 옮겨간 것이다.

    3평 남짓한 방.

    성매매 여성들의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한 여성에게 “이렇게 작은 방에서 어떻게 생활하냐”고 물으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 여성은 “이곳은 말 그대로 일터일 뿐이고 다른 곳에서 방을 얻어 살면서 출·퇴근한다”고 했다.

    실제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의 60~70%가 인근 지역에서 생활하며 출·퇴근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출근시간도 있어 오후 8시에서 9시께까지 출근하면 된단다. 과거 성매매 업소에서 집단생활을 하며 업주들로부터 구속을 받았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은 새벽 2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인데도 그렇게 많은 손님이 눈에 띄지 않았다.

    간간이 취기가 한껏 오른 젊은 남성들이 무리지어 이곳에 들어와 쇼윈도 안의 여성들과 진한 농을 건네다 여성들의 손에 이끌려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 두 명은 이날 쑥스러운 마음에 쉽게 들어서지 못한 채 골목을 왔다갔다 하며 여성들을 흘깃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장사가 영 신통찮았는지 한 업주는 기자에게 푸념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외부로 드러난다고 해서 우리만 피해를 입는 것 같아 속상하다”면서 “어차피 우리를 없앤다고 해도 음지에서 성매매가 일어날 것은 뻔한데 그럴 경우 오히려 성병 확산 등 지금보다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 이라고 호소했다. 이헌장기자 lovely@knnews.co.kr

    [사진설명]  성매매특별법 시행 만 2년을 이틀앞둔 앞둔 21일 오후 마산시 신포동 집창촌에서 이곳을 찾은 남성들이 성매매업소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성민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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