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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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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97) 어려운 상황 속 다시 뭉친 수미·수호네

엄마 앗아간 ‘우울증 트라우마’… 아빠와 쌍둥이에도 덮쳐 생계 막막

  • 기사입력 : 2024-04-09 0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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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죽음과 1년간 아빠의 교도소 수감으로
    홀로 남은 아이들 아동보호전문기관 보내져
    출소한 아빠 고혈압·당뇨까지 앓아 일 못해
    낯선 생활 적응 못한 수호도 우울증 생겨
    안전한 양육 환경·학업 유지에 도움 절실


    “수감 생활 동안 아이들과 떨어져서 살아 많이 못 챙겨줬어요. 이제 다시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데 정말 어렵네요.”

    이란성 쌍둥이인 수미와 수호(15·가명)는 아버지의 손에 컸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앓던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버지 또한 사기 혐의로 1년 교도소에 수감되어 지난해 출소했다.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수감은 어린아이들한테는 견디기 힘든 기억이다.

    아버지의 수감 생활로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홀로 남게 되어 아동학대(방임)로 신고가 됐다. 아이들은 결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부모님이 없고, 낯선 생활은 아이들을 힘들게 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집에 보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수호는 생활 중 우울증이 생겨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도 한 일도 있다. 수호는 “내가 약을 먹어 죽어도 본전이고, 살아도 본전이라고 생각해 시도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어머니가 사망하고, 시신을 아이들이 영안실에서 본 적이 있다. 그때 트라우마가 아직도 남아 있다”며 “지금도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을지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며, 그때 트라우마에서 아이들의 시간이 멈췄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출소 후 어렵지만 가정은 합쳐졌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현재 가정에 만족하고 있다. 부족하지만 가족이 함께 있다는 것은 소중하다.

    처음 현재 집에 왔을 때는 냉장고, TV 등 전자제품, 가구 등이 하나도 없었다. 아동보호전담요원이 가정을 방문했을 때 가족은 박스를 식탁 삼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주변 지인들과 지자체에서 지원해 지금은 상황이 좀 나아진 편이다.

    그래도 아직 커가는 아이들이 살아가기에는 집이 작고, 추워 불편하다. 현재 집은 월세 25만원에 방 2개뿐이다. 아이들이 공부해야 할 책상 하나도 없다.

    아버지는 여학생인 수미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아버지는 “수호는 남자아이니까 나와 이야기가 어느 정도 통해도 수미는 말 못 할 고민을 혼자 속을 썩이고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 아이들에게 조금 더 좋은 환경을 주고 싶은데 힘들다”고 했다.

    아버지도 건강 상태가 나빠 제대로 된 일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는 고혈압, 당뇨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근로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오로지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으로만 살아 나가야 한다. 한 달에 수급비 등으로 200만원이 들어오지만, 각종 공과금을 내면 100만원으로 세 사람이 버텨야 된다.

    수호도 정기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지금은 정부 지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전에는 치료에 수백만원씩 나갔다.

    힘겹게 합쳐진 가족이 새롭게 출발하려면 지역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창원시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집에 이불도 없어 최근 구청에서 기증받아 쓰고 있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다”며 “아이들이 안전한 양육 환경과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학업 생활을 유지하려면 따뜻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207-0099-5182-02(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3월 12일 16면 (96) 자폐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예지네 경남은행 후원액 300만원 일반 모금액 45만1000원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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