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2일 (목)
전체메뉴

[열린포럼] 이제 다시 서울민국에서 대한민국으로!- 김태준(마산대학교 기계자동차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11-13 19:38:52
  •   

  • 빈아! 네가 서울에 살아보니 요즘 학생들이 왜 서울로 가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니? 네. 삼촌 저 같은 젊은 사람이 살기는 최적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서울은. 어떤 점이? 음… 뭐 필요한 것 다 있고, 볼거리 많고, 놀거리 많고, 직장 많고, 그리고 뭐라 말은 못 하겠는데 도시의 역동성? 도시가 살아 있는 느낌? 젊은이들의 도시? 하여튼 서울에서 살아보니 좋아요. 그리고 왜 요즘 대학생들이나 고3 학생들이 인 서울, 인 서울 하는지 알 것 같아요. 만약에 저도 다시 고3으로 돌아간다면 재수, 삼수하더라도 인 서울 도전했을 거예요. 졸업하면 서울 가서 직장 잡을 건데 학생 때부터 미리 서울 생활하면 친구도 사귀고 지리도 잘 알고. 아마 삼촌도 만약에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치료받으려고 아는 인맥 총동원하지 않겠습니까? 이 대목에서 갑자기 필자가 웃음이 나왔다. 벌써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는 이어져 갔다. 최근에 청년들이 뭐만 하면 서울이라길래 지방에서 서울로 취업한 네 경험담이나 생각이 궁금해서 한번 물어봤다. 빈아. 삼촌! 저도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일단 제가 지역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공대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메디컬도 아닌 인문·사회 계열학과 졸업해 보니 어디 취업할 데가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삼촌도 알다시피 우리 집 형편이 취업 재수시켜 줄 형편도 아니고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직장 구하러 서울로 눈이 돌아가더라고요. 당장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일자리 검색만 해 봐도 대부분 서울 경기 지역인데요. 아마도 청년세대의 인 서울 광풍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지역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올해 28세인 필자의 조카랑 최근에 젊은이들의 인 서울 열풍에 대해 현실감 있는 목소리를 듣고 싶어 나눈 대화 중 일부를 지면에 옮긴 글이다.

    가끔 지역에서 서울로 상경한 청년세대의 일상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면 원룸, 고시원, 반지하, 옥탑방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삼각김밥에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1분 1초 쪼개가며 일하고 공부하면서 정말 열심히 사는 누군가가 내 아들, 내 조카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마음이 무겁다.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우리 청년 세대에게 희망을 줄 방법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있는데도 안 하는 것인지 정책 입안자에게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세상 이치가 뭐든지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고 하지 않는가! 한 나라의 국력이 모두 한곳에 집중되면 부작용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대한민국이란 사람에서 얼굴이 중요하다고 얼굴에만 혈액이 돌면 손과 다리는 어떻게 되더라도 괜찮다는 뜻인가.

    최근 “서울 메가시티”라는 이슈로 시끄럽다. “그냥 대한민국 서울특별시로 하지 말고 서울민국 대한특별시로 이름을 지으라고 권하고 싶다.” 서울민국 경상남구, 경상북구!

    지역 균형발전! 정말 이제 1분 1초가 아까운 시기다. 더 이상 방법을 찾고 계획을 세우고 할 시간이 없다. 실행해야 한다.

    북부권, 중부권, 남부권을 크게 나누어 권역별로 거점기업과 기관들을 분산시켜 균형발전시켜야 한다. 혹시 모를 비상사태가 나더라도 플랜B가 가동될 수 있도록 수도의 대체재가 준비되어야 한다. 좁은 국토에 육·해·공 교통망, 인터넷 등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 물류 비용, 우수 인재 핑계만 댈 것인가.

    우리나라의 미래인 청년세대가 직장 때문에 하루하루 희망 고문으로 타지에서 연명하는 삶이 아닌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루빨리 움직여야 한다. 서울민국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필자뿐인가.

    김태준(마산대학교 기계자동차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