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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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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여도공’ 백파선의 궤적] ⑧-2 백파선의 후예들 아리타 노진주 도예가

“아리타 흙에 전통 오방색 덧칠… 도자기로 한일 교류 꿈꾸죠”

  • 기사입력 : 2023-10-25 20: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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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여도공’ 백파선의 궤적을 살피는 과정 속에서 부록으로 김해(백파선 고향 추정지)와 아리타의 한국 여성 도예가를 만나 이들의 작품세계를 알아본다. 이들은 터전을 옮긴 여성 도예가로서 백파선과 맞닿아 있다. 이번 편에서는 이틀간 아리타 도예가들을 다룬다.


    도쿄서 유학하다 아리타 도예에 끌려 정착
    가마 현장서 일하며 작업실 열고 작품 활동
    ‘보자기 패턴’·‘고려청자 기법’ 반영해 제작
    “백파선 쓴 백토로 양국 조화된 작품 만들 것”


    노진주(50·진주 도자기 공방 대표) 도예가는 유년 시절 도자기 체험을 계기로 도예가를 꿈꾸게 됐다. 흙으로 만들어 구우면 무언가를 담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이 신기했던 아이는 오늘날 아리타에서 한국 도예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건국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하고, 도쿄의 무사시노미술대학 대학원에서 도예를 배우며 꿈을 키웠다. 그때 연수를 갔던 아리타의 도예기술에 끌렸고, 졸업 후 아리타로 향하게 된다.

    노진주 도예가가 아리타에 있는 자신의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진주 도예가가 아리타에 있는 자신의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리타 요업대학에서 상회, 하회기법을 수료한 이후 주식회사 킨토에서 도자기 부문 기획을 맡아 3년간 근무하고, 2003년 결혼 후 리소 가마와 이삼평 가마에서 일하며 아리타에서 도예 기술뿐만 아니라 현장의 깊이도 배웠다. 노 도예가는 틈틈이 개인작업을 이어가던 중 2005년 ‘진주 도자기 공방’이란 작업실을 만들고 보다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일본 아리타에서 활동하지만, 작품에는 한국적인 기법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하고 있다. “일본에서 작업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전통기법들을 반영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여기에 아리타에서 배운 기법이 조금씩 더해진 것이 제 작품의 특징입니다.”

    노 도예가는 아리타 백토에 고려청자 상감기법을 응용한 ‘백자상감’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작품에서 그만의 특징은 오방색의 선을 상감기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백자선상감’으로 부른다.

    ‘백자선상감’ 작품들.
    ‘백자선상감’ 작품들.
    ‘백자선상감’ 작품들.
    ‘백자선상감’ 작품들.
    ‘백자선상감’ 작품들.
    ‘백자선상감’ 작품들.

    이외에도 일본내에서 아리타에서 최초로 시작한 ‘상회기법(유약을 발라 구운 도자기 위에 문양을 그리는 기법)’을 활용하거나, 한국 전통 보자기 패턴을 응용한 작품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아리타에서 한국 도예가로 활동하면서 도자기를 통한 한일 교류에도 힘써왔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서울과 도쿄 등에서 한일 교류전을 꾸준히 열고 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도예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쌓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전을 개최하고 있어요. 기획도 하고, 작가로도 참가하기도 합니다.”

    한국 전통 보자기 패턴을 응용한 작품.
    한국 전통 보자기 패턴을 응용한 작품.

    노 도예가는 여성으로서 힘든 점보다는 외국인으로서 힘든 점이 조금 더 컸다고 했다. “작가로 활동할 때 성별과 국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외국인으로서 현지에서 생활할 때 처리해야 할 서류작업 등이 많아서 좀 번거롭죠. 지금은 한류의 영향으로 오히려 한국인을 반기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끝으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 묻자 그는 백파선이 아리타로 온 계기가 된 ‘이즈미산(泉山)’의 백토를 언급했다. “지금은 이즈미산의 백토 사용이 제한돼 있어서 구마모토에서 생산된 흙을 써요. 이즈미산의 백토는 조금 더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백파선과 이삼평이 사용했던 백토로 한일도자의 특징이 잘 조화된 작품을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어요.”

    글·사진= 김용락 기자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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