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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0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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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계 속 가야의 부활 (상) 경남의 뿌리, 가야 재조명

‘가야의 뿌리’ 경남에 가야유산 67% 집중

  • 기사입력 : 2023-10-03 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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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유적 2495건 중 1669건 도내에
    함안 194건 최다, 창원·진주·김해 순
    도내 사적 33개·국가지정 보물 10개


    경남의 뿌리인 ‘가야’가 세계유산으로 부활했다. 바야흐로 가야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잊혔던 왕국을 세계인의 유산으로 만들기까지 경남도를 비롯한 가야문화권 3개 시도 10개 지자체가 꼬박 10년의 노력을 기했다. 이번 가야고분군(Gaya Tumuli)의 세계유산 등재는 고구려·백제·신라에 가려졌던 ‘가야’라는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삼국시대라는 틀에 갇혀 있던 우리 고대사를 ‘사국시대’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정권이 바뀌면서 다소 주춤했던 가야유적 연구 및 활용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야문화권의 구심점인 경남은 가야사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더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됐다. 이에 세계유산인 ‘가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남이 해야 할 역할과 과제를 고민해 보는 기사를 3편에 걸쳐 게재한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경남신문DB/
    함안 말이산 고분군./경남신문DB/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가야사 재조명의 신호탄이다. 특히 18개 시군 전역이 가야권이었던 경남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사에서 그 지위를 인정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로 가야를 대중에게 더 널리 알리고, 미흡한 가야사 연구를 확대하는 일은 결국 경남의 뿌리 찾기 행보의 일환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경남 전역이 가야권= 대략 3세기 후반에 시작돼 562년까지 600년에 이르는 역사를 가진 가야는 현재 경남 전역과 경북 고령군, 전남 동부(여수·순천·광양), 전북 동부(남원, 장수군)에 걸쳐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가야유적 발굴현황으로 알 수 있는데, 가야유적은 영호남 5개 광역시도, 46개 지자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견됐다.

    경남도에 따르면 전국의 가야유적 2495건 중 경남에 67%인 1669건이 분포돼 있다. 경남의 가야유적은 특정 시군이 아닌 18개 시군에서 고르게 발견됐다. 시군별로 함안이 194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며, 창원 178건, 진주 176건, 김해 161건, 양산 126건, 창녕 100건, 밀양 96건, 고성 93건, 사천 79건, 합천 73건, 산청 72건, 의령 63건, 거창 61건, 하동 51건, 함양 49건, 거제 47건, 통영 30건, 남해 20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전북(남원 등) 338건, 경북(고령 등)은 210건, 부산은 157건, 전남(순천 등) 121건 등이다.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뒤늦게 시작된 가야사의 특성상 보다 더 많은 유적이 도내 곳곳에 분포돼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방대한 가야문화유산=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7개 가야고분군 외에도 전국 가야고분군은 1200여개에 달한다. 이는 세계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잠재적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경남도에 따르면 문화재로 지정, 보존 관리되고 있는 가야유적은 91개소(국가지정 33개, 도지정 58개)에 달한다. 전체 가야유적의 5% 수준에 그치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도내 가야유적 현황을 살펴보면 고분군(무덤) 유적이 36개(국가 18개, 시도 18개), 생활유적 11개(국가 4개, 시도 7개), 성곽유적 42개(국가 11개, 시도 31개), 생산유적 2개(시도 2개)다.

    그중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인정을 받은 가야유적 33개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도내 33개 사적 현황을 살펴보면 김해와 고성, 하동, 산청, 함양, 창원, 거제, 함안, 거창, 합천 등에 고루 분포돼 있다. 1963년에 최초로 김해의 봉황동 유적 등 5개, 양산의 북정리 고분군 등 5개, 창녕의 화왕산성 등 2개, 고성의 송학동 고분군 등 2개가 지정됐고, 이후 1966년 하동 고소성과 함양 사근산성, 1971년 산청 전 구형왕릉, 1974년 창원 성산패총, 1978년 김해 예안리 고분군, 1987년 함양 황석산성, 1988년 창원 다호리 고분군과 합천 옥전고분군,1991년 김해 대성동 고분군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이후 2001년 김해 구지봉, 2004년 김해 양동리 고분군, 2010년 거제 둔덕기성, 2011년 함안 말이산 고분군과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2019년 함안 가야리 유적과 창녕 계성고분군, 2020년 거창 거열산성, 2021년 합천 삼가고분군이 잇따라 지정됐다.

    국가지정 보물은 총 10개다. 1978년 지정된 도기 바퀴장식 뿔잔에 이어 2019년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옷 및 고리자루 큰칼(2점),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큰칼 일괄(4점),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2점),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 금귀걸이(2점),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2점), 2020년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2473점),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 목걸이(146점),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547점), 2022년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5점) 등이 국가의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다만 비지정 가야유적이 95%에 달하고, 발굴조사가 30% 수준에 그치는 등 유적 발굴조사에 집중적인 예산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야의 시간을 열다= 이번 세계유산 지정은 경남의 지역사를 재정립하고, 경남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는 2018년 전국 최초로 가야사 연구복원 전담조직인 가야문화유산과를 신설하는 등 국내 가야문화 정책을 선도해 왔다. 그러나 민선8기 출범 이후 가야문화유산과가 문화유산과로 이름을 바꾸는 등 가야사 정책 소외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최근 박완수 경남지사가 세계유산 등재를 기점으로 도청 내 가야사 관련 전담 TF 조성을 지시하는 등 가야사 정책에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가야인의 후손 격인 경남 도민들조차 가야사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가운데 가야문화 홍보 및 활용방안 모색으로 경남을 포함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20년 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하 역사문화권정비법)’을 기반으로 한 경남 가야역사문화권 지정 사업 등이 본격 재추진될 수도 있다. 동시에 세계유산 등재로 2024년 개관을 목표로 김해 관동동에 건립 중인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의 위상에도 관심이 쏠린다. 또한 세계유산 등재 축전을 함안에서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하승철 조사연구실장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가야유적의 70%가 집중돼 있는 경남은 가야의 뿌리이기 때문에 경남을 중심으로 지역사를 정립하기 위한 노력과 가야문화권 통합관리 등을 추진해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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