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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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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아토피피부염] 아토피 그냥 놔두면 또다른 염증 부른다

소아청소년기 흔히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
피부장벽 손상·알레르기 염증반응이 주요 원인
심한 가려움·두꺼워진 피부·하얀 각질 등 유발

  • 기사입력 : 2023-08-14 08: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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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피부염은 소아청소년기에 가장 흔히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심한 가려움과 두꺼워진 피부, 하얀 각질 등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은 물론 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위생시설의 발달, 생활환경의 서구화, 환경오염 등과 관련해 발생률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 6~7세 어린이 가운데 약 20~30% 정도가 한 번이라도 아토피피부염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을 만큼 많은 어린이와 그 가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크게 △영아형 △소아형 △성인형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흔히 태열이라고 불리는 영아형은 생후 2~3개월 경부터 얼굴, 팔과 다리의 바깥쪽에 붉고 진물이 나는 발진 형태로 나타난다. 1~2세가 되면 서서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걸음마를 뗄 때쯤 저절로 좋아지는 병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소아형은 2~10세의 유아와 초등학생의 팔꿈치 안쪽과 무릎 뒤 접히는 부위, 목, 손목, 발등 등에 생긴다. 피부가 서서히 어두워지고 두꺼워지는 만성 형태로 변화하는데, 성인기까지 지속된다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다.


    아토피피부염의 주된 발병 원인은 피부장벽 손상과 알레르기 염증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이나 자극 물질 노출로 피부장벽에 손상이 일어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 담배 연기,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물질, 식품, 집먼지진드기, 꽃가루와 같은 알레르기 항원이 쉽게 침투한다. 이러한 외부물질이 우리 몸 안으로 침투하면 면역계의 균형을 흔들어 피부의 염증반응을 더욱 악화시키고, 결국 피부장벽에 추가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아토피피부염 발생 초기에 손상된 피부장벽을 회복시키고,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을 동반한 습진성 피부병변이다. 급성기에는 심한 가려움증, 붉은 반점 위에 작고 둥근 모양의 발진, 진물, 줄까짐(긁은 상처) 등의 특징을 보이며, 만성기에는 건조하고 주름이 뚜렷하며 피부가 두꺼워지는 양상을 보인다. 소아 아토피피부염은 우울, 불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분노 조절 문제 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심리적 문제가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심한 가려움증은 불면, 학습 능력 저하, 대인관계 형성의 어려움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함으로써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을 저하하기도 한다.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 △특징적인 발진의 모양과 발생 부위 △만성적으로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경과 △알레르기질환(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의 동반 또는 가족력 중 3가지 조건 이상을 만족해야 진단할 수 있는데, 여기서 가려움증은 필수다. 아토피피부염의 진단은 특정 검사 결과에 의한 것이 아닌 의사의 임상적인 판단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대한 진료 경험이 풍부한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외 아토피피부염 악화를 유발하는 알레르기 항원(계란, 우유, 땅콩,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나 피부단자시험을 시행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피부와 환경관리이다. 피부관리는 환자의 피부를 깨끗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매일 미지근한 온도의 물에 10분 이내로 목욕을 하고, 반드시 약산성의 아토피피부염용 세정제를 사용해야 한다. 목욕 후에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두드리듯 물기를 제거하고, 수분이 완전 마르기 전에 처방받은 약물이나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환경관리에는 적절한 온도와 습도 유지, 부드러운 면 소재의 옷 착용, 실내외 대기 오염물질과 알레르기 항원 노출 회피 등이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실내 온도를 20~24℃, 실내 습도를 40~50% 정도로 유지하고, 땀에 의한 자극으로 아토피피부염이 악화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즉시 샤워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사용되는 주된 약물은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로, 병변의 부위와 심한 정도에 따라 적절한 강도의 약물을 선택해 가능한 한 짧은 기간 동안 사용한다. 약물을 사용하는 동안 부작용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되,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오히려 증상이 악화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이 외에도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할 수 있다. 합병증으로 이차적인 감염이 발생했으면 원인 병원균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항진균제 등을 바르거나 경구로 투여하게 된다. 증상이 심할 경우 피부병변 위에 따뜻한 생리식염수를 적신 거즈를 올리고 마른 거즈로 감거나 내의를 덧입은 후 2~3시간 이상 유지하는 ‘젖은 드레싱’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잘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의 경우에는 경구로 투여하는 전신 면역억제제의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 염증반응의 특정 단계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항체치료제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어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경예찬 교수는 “유소아기 아토피피부염은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질환으로 이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 증상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질병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다른 알레르기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경예찬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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