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2일 (목)
전체메뉴

[스트레스 관리로 천천히 나이 들기] 스트레스 잡아야 가는 세월 잡는다

예측 힘든 스트레스 지속되면 노화 속도 빨라져
원인 찾아 줄이고 현재 순간 집중하는 명상 도움

  • 기사입력 : 2023-08-14 08:10:55
  •   

  •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면역력을 떨어트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할 뿐 아니라 혈압과 인슐린 저항성을 올리며 기억력, 집중력은 떨어뜨린다. 이러한 작용으로 노화는 가속화된다. 천천히 나이 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수많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는 스트레스 요인은 대부분 생명을 물리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들은 아니지만 우리의 몸은 여전히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런 스트레스들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업, 주거의 안정, 경제적 상황, 가정이나 회사 등에서의 갈등, 출퇴근의 고통, 주차 공간의 걱정, 층간소음 등 정말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한다.

    ◇예측하기 어려워 더 위험한 스트레스= 만성 스트레스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끝나는 상황이 확실치 않으면서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종류다. 어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처음에는 우리 몸속의 노르에피네프린과 코티솔 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가 상황이 종료되면 곧바로 바닥까지 떨어진다.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이나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좋다. 직전에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손바닥이 차가워지고 호흡도 가빠지지만, 상황이 종료되고 나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간다. 노래나 연설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대부분 반복해서 경험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고 보다 능숙하게 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층간 소음, 고객이나 상사의 분노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리다 보면 점점 만성적으로 교감신경과 코티솔이 상승해서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유지된다. 이것이 바로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만성 스트레스다. 흔히 만성 스트레스는 우울과 불안, 불면 등 마음건강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분자생물학적으로 질병의 발현과 노화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노화 방지에 중요한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 관리는 느리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통해 일상의 흐름을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삶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요인, 스트레스의 계기를 파악해 그것들을 최소화하는 것을 포함한다. 일상에서 어떤 요소들이 만성적이고 병적인 스트레스를 일으키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일정을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해서 업무와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워라밸)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정적인 사람이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스트레스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두 번째 단계는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을 변경하는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중 임상연구를 통해서도 그 가치가 잘 알려진 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현재 순간에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도록 돕는다.

    여러 명상 방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스트레스 개선의 효과가 잘 알려진 것으로 마음챙김 명상이 있다. 마음챙김 명상의 요소로는 크게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들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관찰하고 자각하는 것 △이러한 정보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되는 명상= 미국의 존 카밧진이 만든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MBSR)를 비롯한 다양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이 만성통증이나 우울증,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알코올이나 약물 등의 물질사용장애 등에서 유용성을 보인 바 있다.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한 연구에서는 마음챙김이 집중력, 작업기억력, 문제해결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꾸준한 명상은 뇌의 연결성을 바꿀 수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코티솔 증가도 줄여줄 수 있음이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결국 명상이 만성 스트레스의 가장 확실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과는 다른 방법이지만, 깊은 호흡을 연습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아주 유용하다. 깊은 호흡은 우리의 교감신경을 진정시키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킨다.

    조금 더 확장된 휴식 활동, 소위 ‘멍때리기’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멍때리기는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우리 머릿속의 여러 생각이 정리되고 스트레스가 가라앉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멍때리기 상황에서 호흡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챙김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취미나 창작 활동, 종교 활동, 봉사나 사교 등 사회적 활동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제공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약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렇기에 스트레스 관리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일부로서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노화 속도를 늦추고 여러 만성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마음건강도 지킬 수 있다.

    글=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3년 건강소식 8월호에서 발췌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