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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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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실어증 재활 골든타임

조연실 (창원파티마병원 언어재활사)

  • 기사입력 : 2023-08-14 08: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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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연 실 창원파티마병원 언어재활사

    단 하루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해도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드는 소통의 시대.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글자를 읽지도 쓰지도 못하게 된다면 어떨까. 하루아침에 언어기능을 상실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실어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어증’이란 뇌졸중과 같은 질병에 의해 언어와 연관된 뇌 부위의 신경학적 손상으로 말을 이해하거나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생긴 후천적 장애를 말한다. 종종 실어증을 TV 속 드라마나 방송에 나오는 함묵증(또는 함구증)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함묵증과 실어증 모두 말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함묵증은 기질적 손상이 없으면서 심리적 작용에 의해 말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대부분 ‘선택적 함묵증’ 즉, 특정 상황에서만 말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반면 실어증은 상황과 관련 없이 손상된 뇌 병변에 따라 증상 및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마비말장애처럼 말에 관여하는 구강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와도 다르기 때문에 평가를 통해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어증은 증상의 양상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말을 이해하지만 표현이 어려운 ‘브로카 실어증’, 유창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나 이해에 어려움을 보이는 ‘베르니케 실어증’, 이해와 표현 모두 어려움을 보이는 ‘전반 실어증’ 등이 있다. 또한 “아~” 발성도 나오지 않는 중증 환자부터 비교적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지만 단어만 잘 생각나지 않는 경증 환자까지 중증도의 스펙트럼도 넓고 다양하다. 실어증의 유형과 중증도 판단은 예후 파악에 매우 중요하며, 언어 문제가 발생한 경우 전문가를 통한 정확한 검사 및 상담을 받아보고 재활치료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 발병 후 재활치료의 골든타임은 통상 발병 후 3~6개월로 보고 있다. 실어증의 재활치료도 마찬가지다. 중증도와 관계없이 하루라도 빨리 받는 것이 좋고, 매일 꾸준히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언어재활의 기간은 6개월 이후에도 발병 1~2년까지는 지속적으로 받기도 하며, 회복 기간과 수준은 중증도, 뇌 손상 위치와 범위, 환자 연령에 따라 개인차가 있다. 본원에서는 급성기 뇌졸중 이후 언어장애와 같은 후유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재활평가 및 조기 재활치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통한 상담과 처방에 따라 언어재활사가 개인 맞춤형 언어재활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언어재활은 환자가 의사소통 기능을 회복함으로써 그 주변과 가족의 삶의 질도 동시에 향상된다. 환자가 치료 동기를 잃지 않도록 가족 구성원이 정서적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며, 전문가의 역할에 이들의 도움이 합쳐질 때 더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언어재활치료를 망설이고 있는 환자와 가족분들이 되도록 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시길 권해드리며, 마음껏 소통하는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

    조연실 (창원파티마병원 언어재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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