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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김영근((사)대한한의사협회 전국사무국처장협의회장)

  • 기사입력 : 2023-06-19 19: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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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로 시작한다.

    누구나 한평생 행복하길 바란다. 그렇다고 그저 굴러들어 오지는 않는다. 행복을 파는 곳은 없다. 맛있고 좋은 음식처럼 행복 요리를 만들어 먹어야 한다. 행복은 결과로 얻어지는 게 아니고 과정에 있음이다.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도(正道)를 걸으며 실천을 통해 지혜롭게 문제를 풀어내야 진정한 행복을 만끽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건강, 경제, 직업, 인간관계, 시간 관리, 사회공헌, 여가 생활, 마음 다스리기 등으로 고민하게 된다. 일상(日常)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니 행복에 대한 의미도 찾을 겨를도 없이 살아가는 게 다반사다.

    인간으로서 우리가 추구하는 세속적 가치가 부(돈·wealth), 명예(honor), 권력(power)이다. 이것을 벗어나 행복하게 살아갈 방도는 없을까? 더 나은 게 없음인지 많이 가지려고 아등바등한다.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화폐 등으로 수익을 내 보란 듯이 고급 저택이나 승용차로 과시해야만 남이 인정해 주는 것으로 안다. 남과 비교우위를 통한 상대적 우월감이 자신이 잘사는 것으로 곡해하는 경향이다. 현재 내가 가진 것은 당연하고 항시 새로움을 찾아 이득을 취하려니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게 된다.

    하지만 감정은 신호등과 같아서 사람마다 생각, 표정, 행동, 말솜씨 등이 다르다. 보편적 가치라고 예단하는 것은 난센스(nonsense)다.

    아리스토텔레스 행복론에 따르면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즉 삶의 궁극적 목적이 지적으로 탁월하고, 도덕적으로 훌륭한 품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는 세계 146개국을 대상으로 10년간(2012~2022년) 행복 지수 순위를 매겨본 결과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순이었고,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50위권을 상회하였다. 소득과 행복 지수는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국민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이 되면 부가 증가하고 행복이 증가한다고 볼 수 없다.

    니체는 “인간은 자기 생존을 보존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에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행복 공식에 따르면 트라우마가 없는 경우 유전적 자질 50%, 환경적 요소 10%, 각성과 노력이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필자도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등 해외 의료봉사를 다녀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고, 의식주가 풍족한지를 몸소 겪는다. 평소 체험해 보지 못한 환경을 피부로 겪으면서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행복해지면 가족이나 친구들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주위에 있는 분들이 잘되어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

    비교 대상이 나가 아니고 남이 되면 불행이 시작된다. 감사하는 마음보다 자꾸 남과 비교함으로써 불행을 스스로 만든다. 무엇을 얼마나 가졌느냐보다 남보다 얼마나 더 풍족하게 소유하느냐다. 물질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게 되어 불행해진다.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마음의 선행을 통해 가치를 느끼고 보람을 찾는 일이 결국 자기를 위한 길이다.

    그렇다면 자기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기며 살아가는 게 현명한 처방이 아닐까.

    김영근((사)대한한의사협회 전국사무국처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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