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地支)는 땅의 기운을 문자로 표현한 것이라 했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에서 지지는 음(陰)에 속하고 주로 현실적인 요소, 형이하(形而下)학적인 부분을 나타낸다. 사람은 반드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하고 싶지만 안하거나 못하는 경우도 있고, 끔찍이 싫어하면서도 자신이 싫어하는 그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의 정신과 행위를 관장하는 기운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하는 것을 안다. 그러나 때로는 일부러 비를 맞을 때도 있다. 이처럼 천간이 생각하는 기운이라면 지지는 행동하는 기운이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천간과 지지는 각각 별도의 것이면서도 하나로 조합되어 있다. 인간의 삶 속에서도 생각하거나 의도하는 대로 꼭 행동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의도한 대로 행동할 수도 있다.

사건이란 정신적으로 어떠한 것을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건 결과가 있기 마련인데 의도했던 생각과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란 법은 없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일치할 수도 있다.

그런 모양들은 각각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어 60갑자(甲子) 간지(干支)로서 표현된다. 만약 천간과 지지가 전혀 다른 五行의 기운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생각과 현실의 괴리가 많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고, 천간과 지지가 같거나 비슷한 五行의 기운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그대로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지지는 계절적 특성으로 구분된다. 계절은 한난조습(寒暖燥濕)의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서 그러한 특성은 12절기로 구분된다. 그래서 명리학에서는 음력이나 양력이 기준이 아닌 절기인 입춘(立春)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계절은 사계절이 있고 각 계절은 세단계로 나누어져 있으니 지지는 모두 12절기가 된다. 寅卯辰(인묘진)은 동쪽에 속하고 봄에 해당하며 음력으로 1월, 2월, 3월이며 절기로는 입춘(立春), 경칩(驚蟄), 청명(淸明)에 해당된다. 巳午未(사오미)는 남쪽에 속하고 여름에 해당하며 음력으로 4월, 5월, 6월이며 절기로는 입하(立夏), 망종(芒種), 소서(小暑)에 해당된다. 申酉戌(신유술)은 서쪽에 속하고 가을에 해당하며 음력으로 7월, 8월, 9월이며 절기로는 입추(立秋), 백로(白露), 한로(寒露)에 해당된다. 亥子丑(해자축)은 북쪽에 속하고 겨울에 해당하며 음력으로 10월, 11월, 12월이며 절기로는 입동(立冬), 대설(大雪), 소한(小寒)에 해당된다.

사주상의 지지란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 부분에 있어 자신이 처한 환경을 의미하는 작은 우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팔자의 지지에 子(자)라는 글자가 드러나 있다고 함은 그 사람의 삶의 형태가 子(자)의 형태와 관련된 환경 속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주변의 글자들로 인해 변질되고 왜곡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인 특성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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