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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조조삼소(曹操三笑)- 이종구(정치부 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0-03-17 20: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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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째 100명 아래로 떨어지며 확산세가 둔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76명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달 21일(74명 증가) 이후 23일 만에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15일 74명, 16일 84명 증가로 사흘 연속 두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17일 0시 기준 격리 해제된 사람도 1401명이나 된다. 그러나 사망자가 82명이나 되고, 누적 확진자 수는 8320명으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전문가들도 아직 긴장의 고삐를 놓지 말아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대구 신천지발로 폭발적으로 급증하던 확진자 수가 조금씩 줄고 있고, 서울 구로 콜센터발 집단감염도 우려한 것보다 크게 확산되지 않는 듯 하지만, 수도권의 교회 등에서 국지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신규 확진자 84명 가운데 44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영화 기생충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짜파구리’를 놓고 파안대소한 그날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왔고, 대구 신천지발 집단감염이 폭발했다. 또 문 대통령 내외가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파안대소하던 시간 다수 국민들은 정부의 어설픈 정책에 마스크 몇 장을 사기 위해 수백미터씩 줄을 섰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서야만 했다.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이를 비판하는 언론을 향해 “대통령 내외의 마음을, 행사장에서 크게 웃는 사진 하나를 골라내어 선택하고 그 장면으로 국민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대통령으로 폄훼했다”고 비판했다. 탁 자문위원의 말대로 일부 언론이 대통령 내외의 웃음을 지나치게 해석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생충 관계자와 오찬을 한 지난달 20일과 공사 졸업식이 열린 지난 4일 ‘대다수 국민들은 웃음을 지었을까?’를 생각했다면 탁 위원이 이런 소리는 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달 21일 중앙일간지들은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코로나19로 국내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하고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 5일에는 대다수 신문에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아침부터 줄지어 서있는 지친 시민들의 모습이 실렸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보면 적벽대전에서 크게 패한 조조군이 패주하는 과정에서 오림과 이릉, 화용도를 통과하는 부분이 있다. 이 세 곳에 도착할 때마다 조조는 크게 웃으면서 “나 같으면 이곳에 매복 군사를 배치했을 것”이라며 제갈량의 지모가 모자람을 비웃는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조운(오림), 장비(이릉), 관우(화용도)의 군사가 나타나 조조와 그의 군사들은 죽을 고비를 맞게된다. 이 것이 조조삼소(曹操三笑) 고사의 유래다.

    여기서 ‘조조삼소’를 언급한 것은 탁 위원의 말대로 대통령 내외의 웃음을 폄훼하자는 뜻이 아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됐을 초기, 상황을 근거없이 지나치게 낙관하면서 사태가 확산되었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아파하고 힘들어할 때 같이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대통령 내외의 모습을 보고싶다는 말일 뿐이다. 신규확진자 수가 줄어든다고 방심하지 말고 잔불을 정리하듯이 차분하고 진중하게 현 사태에 대처하는 대통령 내외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종구(정치부 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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