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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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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파업 첫 날…학교현장은 차분

도내 학교 288곳 ‘급식 차질’… 돌봄 대란은 없었다
도시락 지참·빵 우유 대체 257곳
요리수업 23곳, 단축수업 8곳

  • 기사입력 : 2019-07-03 21: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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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을 비롯한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첫날인 3일 도내 일부 학교에는 급식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대체급식을 시행했지만 돌봄교실 등은 모두 정상운영돼 학교현장에서의 큰 혼란은 눈에 띄지 않았다.

    ★관련기사 3면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박종훈 교육감은 급식소가 운영되지 않아 대체급식이 진행된 창원 남양초등학교를 찾았다.

    남양초교는 조리실무사 9명 중 8명이 파업에 참가했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가정 도시락 지참을 결정했다.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다. 학년별로 다른 시간대에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었던 아이들은 교실에서 반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김밥과 유부초밥, 주먹밥, 볶음밥, 밥과 반찬 등이 다양했고 반찬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모습이었다.

    도내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창원시 성산구 남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다./전강용 기자/
    도내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창원시 성산구 남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다./전강용 기자/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경우에는 학교에서 빵과 우유 등을 제공했다. 각 교실에서는 모둠별로 반찬과 밥을 나눠먹게 지도해 위화감을 없앴고, 담임교사들도 준비해 온 음식을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는 정겨운 모습이었다.

    저학년과 고학년의 온도 차는 있었다. 1학년 3반 학생들은 “급식소 밥보다 맛있어요”, “매일 싸오면 좋을 것 같아요” 등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반면 6학년 일부 학생들은 “매일 말고 가끔 도시락 싸오고 싶어요”, “엄마가 싫어했어요” 등 반응을 보였다.

    학교급식을 제공하는 도내 학교는 총 857곳. 경남에서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동자 1800여명이 첫날 파업에 동참했고, 전체 급식제공 학교의 3분의 1가량인 288곳에서 급식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창원 남양초교처럼 도시락을 지참한 학교가 109곳이었고,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한 학교가 148곳이었다. 요리수업 등을 진행한 학교는 23곳으로 파악됐다. 단축수업 등으로 학사일정을 조정해 급식을 제공할 필요가 없었던 학교는 8곳으로 나타났다.

    이번 파업에는 경남에서만 1800여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했으며, 40여 개의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실무사 등 급식종사자들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급식 부문의 영향이 컸다.

    다만 이미 파업이나 대체급식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현장에서는 혼란을 찾기 쉽지 않았다.

    이번 파업은 사흘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경남교육청은 파업 둘째 날인 4일에는 첫날 1800여명에서 줄어든 13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식중단 학교도 4일에는 첫날의 절반 수준인 141개교로 예상된다.

    그러나 급식중단에 따른 도시락 지참 등 학교는 여전히 남아 있어 학부모들의 불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급식 종사자를 비롯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2018년과 2016년에도 파업을 예고했지만 노동자들이 파업을 유보하거나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파업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날 현장에서 학교 관계자들에게 “도시락 싸게 해서 죄송하다. 합법적인 파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주 싸오게 하지 않겠다. 학부모들에게 잘 말씀드려달라”고 당부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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