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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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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스타필드 창원’ 입점 (3) 스타필드 고양 현장 가 보니

매장마다 발길 북적… 주변 상권은 초토화
평일 오후에도 쇼핑객들로 북적
가족 단위·젊은 부부 고객 대다수

  • 기사입력 : 2017-12-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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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지난 8월 개점한 스타필드 고양. 연면적 36만4000㎡(영업면적 13만5500㎡), 지하 4층, 지상 4층의 규모로 650여개 점포가 자리했다.

    연면적 30만㎡로 계획된 스타필드 창원과 규모가 유사하고, 이달 초 개장 100일을 맞아 개점 영향이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는 곳이다.

    개장 100일 만에 600만명이 다녀간 스타필드 고양은 어떤 곳이며, 주변 상권이 직면한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12~13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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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 오후에도 스타필드 고양은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쇼퍼테인먼트 선보인 스타필드 고양= 거대 자본의 품은 따뜻했다. 낮 기온이 영하 8도를 기록한 12일 오후 9703번 버스에서 내려 ‘스타필드 고양’에 들어섰다. 천장 유리에 닿을 듯한 큰 트리와 1층부터 4층까지 매장을 함께 볼 수 있는 트인 구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베드 타운인데다 추운 날씨로 인해 거리가 한산했던 것과 달리 평일 오후에도 스타필드는 활기를 띠었다. 널찍한 통로에 유모차를 끄는 고객과 아이, 그리고 반려견까지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스타필드 고양은 층별로 매장 주제를 명확히 구분해 놓았다. 2층에는 ‘스타필드맨즈’로 일렉트로마트와, 현대·BMW 등 자동차 전시관과 남성의류를 들여다 놓았으며 3층에는 스토리형 완구매장 ‘토이킹덤’과 키즈카페, 체험시설, 아동복 매장을 갖췄다. 4층에는 스타필드가 자랑하는 실내형 스포츠공간인 ‘스포츠몬스터’와 메가박스, 찜질방이 한 곳에 자리잡았다. 스포츠몬스터에서는 집와이어를 타거나 배드민턴, 공놀이를 즐겼으며 초·중학교에서 단체로 찾는 모습도 보였다.

    스타필드 고양에는 쇼핑·스포츠·놀이·영화·휴식을 한 번에 해결하도록 해 가족 단위·젊은층 고객을 이끌었다. 고양을 넘어 서울 이외 지역 고객들이 유입됐다. 딸과 조카를 데리고 온 현미라(37·서울시 용산구 문배동)씨는 “수유시설, 키즈카페도 좋고 아동 상품구성도 다양한데다 필요한 것이 한 곳에 다 있으니 마포에 사는 언니와 자주 온다”며 “용산에서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차를 타면 금방이다”고 밝혔다.

    쇼핑의 폭도 넓다. 지하 2층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필두로 지하1층 신세계의 PB상품 만을 모아놓은 ‘노브랜드’, 신선식품 매장인 PK마켓이 자리해 장을 볼 수 있으며, 한샘과 일룸 등 가구전문 매장, 해외 유명브랜드 할인매장인 ‘신세계팩토리 스토어’까지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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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필드 고양 주변 삼송지구 한 상가의 빈 점포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걸려 있다.



    ◆별빛에 그늘진 상권, 소수매장만 반짝= 스타필드는 빛이 났지만 주변 상권에는 그늘이 졌다. 특히 스타필드 인근 삼송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상가에 타격이 컸다. 도보로 3~10분 거리에 스타필드가 생기면서 주민들은 저녁장을 볼 때도 인근 동네슈퍼를 외면했다. 주말에는 일대가 주차장으로 변해 영업이 어렵게 됐다.

    스타필드와 5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단지 상가 수제빵집 주인은 “주말에는 장사가 잘 됐는데 스타필드 개점 이후로 손님이 끊겨 인건비도 안 나와서 2년 정도 장사한 가게를 내놨다”며 “주변에도 손님이 없어서 점포를 내놓고 점포가 나갈 때까지 버티면서 장사를 하는 곳이 많다”고 한탄했다.

    스타필드 고양으로 이어지는 주요 길목인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주변 상권도 타격을 받았다. 삼송역에서 스타필드까지는 도보로 7분 거리. 유동인구가 늘어났음에도 되레 힘들어졌다는 것이 상인들의 이야기다.

    삼송역 인근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순정(51)씨는 “잘 되는 마트라 인수했는데 스타필드 개점 이후 매출이 떨어지더니 날씨가 추워진 11월부터는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며 “우리뿐 아니라 이 주변 가게들은 월세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타필드 내 맛집과 겹치지 않는 일부 음식점은 사정이 나쁘지만은 않다. 18년째 삼송역에서 고깃집을 하는 최미현(70)씨는 “우리는 스타필드에 없는 막창과 삼겹살을 파니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3번 출구로 나와 사람들이 그대로 스타필드로 직행하기 때문에 이 주변이 더 장사가 잘되거나 하진 않는다”며 “업종에 따라 사정이 다른데 스타필드가 오후 10시에 문 닫으니 퇴근한 직원들이 찾는 가성비 좋은 치킨집이나 호프는 10시 반쯤엔 앉을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지역상권과 상생 가능할까= 스타필드 고양 지하 1층에는 ‘로컬 상생스토어’가 있다. 한약방을 콘셉트로 한 이곳은 스타필드에서 5㎞가량 떨어진 원동 전통시장에서 유명한 말린 누에 등 갖가지 한약재들을 판다. 이 매장 운영은 원동시장상인회가 관리한다. 또한 스타필드 고양은 경기지역 소상공인 특례보증재원 10억원을 내놓아 경기신용보증재단이 100억원 한도 내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특례보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 스타필드가 내놓은 지역협력 계획에 포함된 것 중 일부다. 스타필드 측은 “하남 등에는 상생TF 등이 만들어지면서 매주 회의를 하고 있는데 고양과의 상생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지역의 특성과 지자체에 따라 맞는 방법으로 지역상권과 상생방안을 도출해야 하기에 지자체, 상인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104만 인구에 대규모 점포 38개가 밀집한 고양은 특히 올해 스타필드를 비롯해 이케아와 롯데아울렛까지 개점하며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처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결속해 대기업과의 지속적인 상생을 이끌어내고, 소상공인들의 자생력을 위한 움직임도 나타났다.

    지난달 8일 출범한 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고양지회 신효근 회장은 “대규모 점포 개장 후 초기에는 유동인구 유입과 인력 채용으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단기적 경기부흥으로만 끝나, 결국은 지역의 경제 기반을 좀먹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대규모 점포 입점을 저지하고 소상공인들의 자생력 회복을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의 단발성 상생 지원, 상인단체로의 비공식적 자금 지원 등으로 대규모 점포의 입점이 마무리돼서는 안 된다”며 “지속적 상생방안을 모색하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고양시 차원에서도 소상공인 정책, 상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고양시 지역경제과 중소상공인 김홍덕 주무관은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에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전담팀을 만드는 것을 협의 중이다”며 “전담팀이 꾸려진다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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