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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함양군의 약속- 서희원(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6-0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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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장래의 일을, 또는 둘 이상의 사람이 장래의 일을 미리 정해 어기지 않고 함께하기로 다짐하는 것이 약속이다.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함양읍 이은리에서 고철업을 했던 오정훈(40)씨가 최근 임창호 함양군수 집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씨는 행정기관의 말을 믿고 자동차 폐차장업에 뛰어들었다가 기다리라는 말 때문에 지난 2년간 가정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가족은 물론 친구, 지인, 친척들에게까지 돈을 빌려 써 모든 신뢰를 다 잃었다며, 1인 시위를 통해 함양군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7년간 고철업을 운영하던 중 필수장비와 시설만 갖추면 폐차업이 가능하다는 군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사무실과 창고, 사업장 부지 등 시설을 증축하고, 지게차 등 장비를 매수했다. 자동차폐차협회로부터 사업허가증도 받은 뒤, 2013년 11월 22일자로 등록수리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한 달 뒤 함양군은 그에게 그 지역은 생산관리지역과 농림지역으로 자동차해체 재활용업을 할 수 없는 지역이라고 통보해 관계 공무원의 잘못된 행정행위로 인해 오씨는 큰 낭패를 봤다. 2014년 4월 함양군은 오씨에게 사업장 부지를 매입해 수용하고 토지 매입금으로 다른 사업장 부지를 매입해 동일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 오씨는 사업을 정리했다.

    그러나 군은 “예산 확보 중이다. 기다려달라”, “등록수리가 취소되더라도 피해보상은 진행되고 있으니 조건만 맞으면 새로운 허가를 내 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오씨를 안심시켰으나, 군의회는 2015년 4월 8일 의원정기간담회에서 집행부 잘못으로 인한 행정행위에 대해 세금으로 보상해 줄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함양군 담당공무원의 잘못으로 촉발된 불행의 실타래는 군의 “보상해줄 테니 기다려라”라는 말에 더 꼬여버렸다.

    이에 대해 함양지역 모 인터넷신문 의견쓰기난에 ‘인당’님은 “기업인들이 일하기 좋은 함양이라는데 큰 사업을 하려 해도 허가 자체를 막겠다는데 어떠한 업체가 함양에 들어올 수 있습니까?”, ‘uiop’님은 “군은 뭘 위해 있는 거죠? 함양군은 책임지려고 있는 거 아닌 거요? 군민이 죽든 살든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요? 그럼 군수는 놀러 다니나요? 선거 때 한 말은 립서비스였나요? 똑바로 하세요 자식들이 부끄러워해요”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철학자 장사숙은 “자기 입에 올린 말이면 그 말에 책임을 다하고 충실해야 한다. 열성과 진실로 약속한 일을 행동에 옮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군민과 행정의 약속은 군민을 신뢰하는 것으로, 신뢰받는 행정으로 청렴 함양이 돼야 할 것이다.

    서희원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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