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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조선박물관 개관, 대우조선 부활에 달렸다- 이회근(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6-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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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 옥포만에 가면 대우조선해양 복합업무지원관이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서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7년 전에 웅장하게 개관한 복합업무지원관은 옥포만 공유수면을 15년 전에 매립한 곳으로 사원들과 지역민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다. 복합업무지원관에는 주차장, 공연장, 극장, 결혼식장, 컨벤션홀, 야외수변공원 등이 있어 시민들은 누구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다.

    조선 경기가 좋을 땐 야외공연장에서 2개월에 한두 번 음악회 등 문화예술공연을 열어 시민들과 소통했다. 여기에 경남도가 지난해부터 수십억원을 들여 야외수변공원에서 옥포항 쪽으로 해안친수공간을 조성하면서 옥포항이 조선소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야외수변공원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굳이 조선소 안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5년 전 남상태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조선 박물관사업’이 중단됐다.

    대우조선이 첫 수주를 받아 건조해 1982년에 유럽 선사에 인도한 화학제품운반선 4척 중 4호선인 ‘바우헌터호’를 다시 사들여 조선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배 구입과 내·외부 도색, 각종 편의시설을 보강하는 데 350억여원이 투입됐다. 리모델링이 끝난 후 복합업무지원관과 야외공연장 옆에 마련된 길이 60여m, 폭 30여m 도크에 고정시켰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박물관 내부의 공간 배치 설계와 전시품목을 놓고 고민했다. 바우헌터호는 길이 180여m, 폭 30여m, 일반 건축물 4층 높이에 달하는 화물창 내부와 외부에 어마어마한 전시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선 박물관 개관 시 무료 이용에 따른 전기료, 인건비, 유지보수비 등에 연간 수십억원을 어떻게 충당할지도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시와 조선 박물관 개관 후 운영비용 분담을 몇 차례 협의했으나, 시는 열악한 재정을 이유로 들어 난색을 표명해 공동 운영도 무산됐다.

    현재는 대우조선해양이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측과 운영방향에 대한 업무협약(MOU)만 체결했을 뿐 2년째 아무런 진척이 없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인한 자구책 마련에만 급급해 바우헌터호의 조선 박물관 얘기는 뒷전이다.

    거제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대우조선해양 삼자가 머리를 맞대도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옥포만에 또 하나의 명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오랜 준비기간을 거쳤다. 운영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면 시가 검토 중인 ‘거제시립박물관’ 공동 설치 후 유료화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결자해지다. 조선 박물관 개관의 해법은 대우조선해양의 부활에 달려 있다.

    이회근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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