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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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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하동군의회의 예산 삭감- 김윤관(사회2부 부국장)

  • 기사입력 : 2015-1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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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군의회는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2016년도 예산안을 심의한 결과 지난 14일 제240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도비 사업 5건 20억2400만원을 포함한 전체 39건에 64억580만원을 삭감했다.

    지방의회에 부여된 권한 가운데 가장 막강한 권한은 바로 예산 심의와 결산이다. 군민들을 대신해 군민들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낭비성 예산은 없는지 세세히 살펴볼 의무가 바로 군의회 본연의 의무이다. 의정활동의 근간을 이루는 예산심의는 지방의회 자체의 존립과 풀뿌리 민주정치의 발전에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민을 위한 예산과 효율성을 따져 예산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 군의회가 예산안을 심의하고 불합리한 예산에 대해 삭감한 것에 대해 토를 달 수는 없다. 그러나 삭감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뭔가 석연치 못한 부분이 있다. 삭감당한 예산 가운데 국·도비 지원사업은 예산을 반납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동군의회가 발표한 삭감조서를 살펴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다. 그 대표적인 예로 노인·장애인 종합복지관 부지 추가 매입비 5억원을 비롯해 국·도비에 일정 부분 군비가 투입되는 매칭사업인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리모델링 사업비 18억9500만원(국비 7억6000만원 포함) 중 군비 부담액 11억35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국·도비 매칭사업과 삭감액은 △전통사찰 학방암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삭감액 3400만원) △쌍계사 템플스테이관 건립사업(5억원)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리모델링 부대비(11억3500만원) △섬진강 재첩 테마공원 설계 용역비(3억5000만원) △노인·장애인 종합복지관 부지 매입(5억원) 등 5건이며 총 삭감된 예산액은 25억1900만원이다.

    이에 대해 군 예산담당자는 “국·도비 보조사업과 지역특화사업은 예산편성 과정에서 지방비 부담분이 확보돼야 함에도 군비가 삭감돼 올해 국도비 확보에 총력을 다한 하동군의 노력에도 이런 결과로 인해 앞으로 국·도비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이 정책의 타당성이나 사업성 검토, 예산의 효율성 부분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예산삭감을 통해 ‘집행부 길들이기식’이라는 구태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군의원들이 지난 제주도 연수기간에 집행부에 의원들이 민원성 현안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포괄사업비로 3억원씩 편성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편성되지 않은데 대한 보복성 삭감이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실제 군민들에게 필요한 예산이 군의회와 집행부의 힘겨루기로 삭감됐다면 애꿎은 군민들만 볼모로 잡혀 피해를 보는 게 아닌가 싶다. 하동군의회 예산심의권의 대표성에 이의를 제기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예산삭감을 바라보는 군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는 것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김 윤 관

    사회2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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