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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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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진주시의 대사(大事)- 강진태(사회2부 국장)

  • 기사입력 : 2015-1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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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가 대대적인 시내버스 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진주지역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수십년간 누구도 바로잡지 못한 채 두루뭉실하게 넘어왔다. 업체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 이기심을 앞세운 업권 지키기, 행정의 방관 내지는 무능, 공공성 있는 관허사업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으로 인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50년 만에 시도되는 이번 진주시의 대중교통 체계 개편작업은 실로 대사(大事)로 여겨진다. 이번 체계개편의 골자는 표준원가 산정, 감차, 탄력배차로 압축된다.

    진주시내버스는 이미 수년 전 인구 대비 차량대수가 너무 많아 비효율이 야기되는 만큼 감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고, 시는 물론 업계에서도 이 원칙에는 모두 공감했다. 그러나 막상 본론에 들어가 보니 감차비율 등을 놓고 첨예하게 다투다가 결국 아무 소득 없이 세월만 보냈다.

    이번 체계개편 중 첫 번째인 원가산정(차량대당 1일 운행비용)은, 시 측의 용역 결과 55만원이 나왔으나 업계는 59만원을 주장하면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원가문제는 대중교통의 많은 문제점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어서 시와 업계가 꼭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예산절감과 업체의 이익도 같이 실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불가능한 일이고, 서로의 주장만 한다면 또 시내버스 문제 해결은 물건너 간다.

    원가문제가 중요한 것은 이 문제가 해결되면 차량감차나 공동배차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시 측과 업계가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양측이 수치에만 매몰되지 말고 현실적인 문제를 충분히 감안하고, 과감히 한 걸음씩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시는 이번에 도심 경쟁구간 노선통폐합, 혁신도시, 진주역세권, 정촌산업단지 등 신개발지역에 노선을 증편하고, 그동안 일률적으로 해오던 출퇴근시, 평일과 휴일 차량운행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시의 계획대로 개편이 이뤄진다면 현행 100개의 노선이 88개로, 운행대수는 평일 18대, 주말 71대를, 연간 운행거리도 262만여㎞에서 221만여㎞로 41만㎞를 줄일 수 있어 효율성이 크게 증대된다.

    그동안 업체마다 소위 돈 되는 노선에 차량을 집중 투입하면서 과당경쟁 유발은 물론 난폭운전, 불법·불친절 등 고질적인 문제들이 상존해 왔다. 이번 체계개편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공동배차 및 노선전담제 시행으로 일시에 근절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주시가 어려운 일을 시작한 만큼, 제대로 된 체계개편을 완성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강진태 (사회2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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