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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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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대장경축전이 남긴 것- 전강준(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3-11-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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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에서 열린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45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10일 마무리됐다. 대장경테마파크에 전시됐던 변상도와 대장경판 8점도 다음 날 해인사 장경판전으로 다시 옮겨져 영구보존에, 1200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마애불입상도 통제에 들어갔다.

    행여 다시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으려면 최소 3년은 기다려야 한다.

    대장경조직위는 이번 축전으로 문화경남 브랜드 기반을 마련했다며 성공축전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관람객 205만 명, 4000억 원 경제유발효과, 무사고 안전축제 등 기록과 함께 정신문화유산의 관광 콘텐츠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대장경조직위는 좋은 것만 있은 건 아니었다. 고민도 있었다.

    김이수 집행위원장은 “적은 예산과 국제행사 승인 지연, 짧은 준비기간, 비좁은 도로여건, 여기에 15년 만의 이례적인 태풍 다나스의 북상 등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고 이번 행사의 고충을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저렇게 대장경축전은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것은 3년 후 열릴 대장경축전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모아진다. 사실 이번 축제를 치르면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도로사정, 숙박시설 부족, 쇼핑에 필요한 편의시설 부족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도로사정은 우선 하루 최대 10만 명 이상의 인파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축전장서부터 해인사 입구까지 6㎞ 구간의 왕복 2차선. 평상시에도 적지 않은 차량이 운행하는데 축전기간에 체증은 더했다. 특히 축전이 마무리될 무렵에는 가을에 물든 낙엽과 1200년 만에 공개됐다는 마애불입상을 보기 위해 해인사 가는 길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막힌 도로 등은 짜증스럽게 만들었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해탈한 스님 같은 마음이다. 그 정도로 도로사정은 좋지 않았다. 따라서 조직위의 셔틀버스 운행 확대가 요구됐고, 축전장 인근의 주차시설 확충 등도 지적됐다. 또 체류형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숙박시설과 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임상규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대장경이라는 문화원형으로 축전을 펼치는 특색 있는 축제”라며 “앞으로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호텔 등 숙박시설의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전만 있고, 관광객이 필요로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섬세한 사업 외에도 성공축전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합천군과 해인사의 상생하는 관계 설정이다. 현재로서는 좋은 관계는 아니다. 서로가 ‘갑’이다.

    합천군은 인·허가 등 군의 입장에서, 해인사는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사찰로 모두 거만하게 보인다. 여기에 축전장은 없으면 안 되지만 축전의 작은 부분으로, 해인사 등 자연·문화유산은 큰 부분으로 드러낼 필요도 있다.

    역할이 바뀌는 듯 보이면 안 된다. 합천군도, 해인사도, 축전장도, 자연·문화유산도, 마인드도 모두 다시 생각할 시점이다.

    전강준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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