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 기사입력 : 2008-12-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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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 이 안
어머니가 갓난 내 불알 두 쪽
바라보신다
아무도 물어가지 못하게
가장 쓰고 떫은 것으로
채우셨으나
아,
지금 내 몸이 너무 달다
-시집 ‘치워라, 꽃!’에서
☞ 이쯤 되면, ‘동화’냐 ‘투사’냐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아니, 무의미하다. 완벽한 물아일체의 상태, 바로 여기서 시는 탄생하는 것이고, 읽는 사람도 거기에 빠져버리면 그만이다. 나는 너무 오래 ‘쓰고 떫게’ 살아왔으나 오늘 밤엔 이 시 하나로 시의 화자의 달디 단 몸의 기운이 전이되어 지금 내 몸도 ‘달게’ 달아오름을 어쩌랴. 홍시, 그리고 어머니. -오인태(시인)
*오늘부터 시가 있는 간이역의 새로운 역장으로 오인태 시인이 함께 합니다. 오 시인은 62년 함양에서 태어났으며 진주교대 졸업, 경상대 박사과정을 밟았습니다. 현재 경남작가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아버지의 집’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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