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7일 (화)
전체메뉴

[금요칼럼] 유럽인 매료시킨 茶泉 김종원씨의 墨香 - 목진숙 (논설주간)

  • 기사입력 : 2006-08-25 00:00:00
  •   
  • 향토 창원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서예가 다천(茶泉) 김종원(金鍾源)씨의 조형서예 작품이 유럽 문화예술의 심장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첫 선을 보여 유럽인들을 매료시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한학자로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씨는 일찌기 한 시대를 풍미한 서예의 대가 소암(素庵) 현중화(玄中和)선생의 문하에서 학문과 예술을 연마한 이후 국내는 물론 일본 서예계에서도 그 명성을 떨쳐온 수재(秀才)이다.

    그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잘츠부르크 여름축제 아트 페어에 유일하게 메인 호스트로 초대돼 ‘적막-달. 새. 나무’를 비롯해 ‘의상’·‘수호만귀도’ 등등 16점의 조형서예 작품을 전시해 “강한 힘이 느껴지는 완벽한 걸작”이란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다천의 초대가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모차르트 탄생 250돌을 맞아 모차르트 고향에서 열리는 역사적 축제에 초대됐다는 점이다. 그것도 유럽 각국의 갤러리들에게는 7~10평 정도의 작은 공간을 내 주어 소장 작품들을 전시하게 하면서 다천에게만 35평에 달하는 가장 큰 스페셜 룸에서 개인 초대작품전을 갖도록 배려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주최측이 다천의 예술세계에 이끌려 그의 작품을 유럽 유명 갤러리들과 현지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열망이 강열했다고 할 수 있다.

    작품 ‘적막-달. 새. 나무’는 가지 잘린 나목(裸木) 끝에 날개접고 앉은 새를 형상화한 것으로서. 극도의 압축미와 긴장감. 그리고 선(禪)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수작이다. 사실 서구인들은 동양의 서예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한자속에 감추어져 있는 조형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을 그들은 거의 접할 기회가 없었다고 본다. 아마도 그곳 대다수의 사람들은 간결하게 응축된 조형서예 세계를 다천의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만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선입견 없이 조형서예 작품에 몰입함으로써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동양적 예술 세계를 감동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고 하니 뛰어난 예술작품속에는 역시 동서양과 고금을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그 어떤 힘이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앞의 작품이 7.000유로(한화 약 900만원)에. 그리고 ‘근심 우(憂)’를 형상화한 작품 등 두 점이 각각 5.000유로(약 650만원)에 판매된 것은 다천의 독특한 작품들이 유럽에서 크게 히트칠 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믿어진다.

    다천이 전시하지 못한 40여점의 작품들은 현지 기획자가 오는 11월께 안목 높은 고급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전을 개최하여 선 보일 것이라 한다. 또한 일찌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한 적이 있는 고성(古城)에 그의 대작들을 전시하는 전례 없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하니 향후 다천의 조형서예가 수차례 더 그 빛을 발하게 되면 오스트리아에서 한류(韓流)의 물결이 거세게 일어날 것이란 예감이 든다.

    다천이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2년간 자신의 신작 사진들을 잘츠부르크 아트 페어 총감독인 가브리엘씨에게 보내 주었으며. 그때마다 작품에 대한 찬사를 보내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번 축제에 파격적인 조건과 대우를 하면서 다천을 초대했던 것이다.

    이제 다천은 서구 문화예술의 중심부에 진출해 그 자신의 개성적 필치와 예술혼이 담긴 조형서예 작품을 선보여 그곳 사람들로부터 찬사와 기대를 모음으로써 유럽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이다. 이것은 다천의 개인적인 영예로만 끝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지역과 한국. 나아가 동양의 격조높은 조형서예가 유럽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최초로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한결 크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위대한 예술가는 천부적인 재능와 본인의 노력.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탄생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다천의 격조 높은 조형서예 작품들을 해외 각국에 선 보이려면 많은 후원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의 예술세계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니아들의 아낌 없는 후원 있기를 기대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