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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事半功倍 : 일은 반만 하고도 성과는 두 배가 된다

  • 기사입력 : 2006-06-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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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반공배(事半功倍)  일은 반만 하고도 성과는 두 배가 된다

        유교(儒敎)에서 아성(亞聖)으로 추앙되는 맹자(孟子)가 살았던 시대는 역사에서 전국시대(戰國時代)라고 부른다. 워낙 각 나라 사이에 전쟁이 심했기 때문이다.
        이미 천자(天子)나라인 주(周)나라를 없애 버리고 각 지역에 봉해졌던 제후나라의 임금들이 천하를 차지하겠다고 마음먹고 백성을 끌어다가 전쟁터로 내몰고. 또 전쟁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백성들에게서 각종 명목의 많은 세금을 거두었다.

        백성들은 정말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괴로운 생활 속에서 신음하며 지냈다. 각 나라 임금들은 다투어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학자들을 초빙하여 부국강병(富國强兵)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사상이나 학설은 많이 나와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활약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시기에 활약한 맹자는 다른 학자들과는 달리. 전쟁을 좋아하지 말고 백성들에게 인정(仁政)을 베풀라고 여러 나라 임금들에게 역설하고 다녔다.

        어느 날 제(齊)나라에서 그의 제자 공손추(公孫丑)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백성들이 학정(虐政)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어느 시대보다 더 심하다. 굶주린 사람에게는 먹이기가 쉽고 목마른 사람에게는 물을 먹이기가 쉬운 법이다. 지금 제나라처럼 큰 나라에서 어진 정치를 베푼다면. 백성들이 기뻐하여 마치 거꾸로 달아매어졌다가 풀려나는 것처럼 여길 것이다. 그러니 일은 옛날 사람들의 반만 하고서도 얻는 효과는 두 배가 될 것이다.”

        어떤 일을 이루는 사람은 때를 잘 가리고 형편을 잘 살펴서 적절한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아무리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도 시기를 잘 잡는 사람만 못하고. 아무리 좋은 농기구가 있어도 때 맞추어 가꾸는 사람만 못한 법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근래 민주화에 공헌한 사람이라 하여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람들이 몇 명 있다. 처음 출발할 때는 국민들이 대단한 기대를 걸고 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평생 다니면서 선동이나 일삼으며 지냈지. 책임지고 무슨 일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대통령을 맡아 잘해 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외과의사가 아닌 사람이 병원 수술실을 맡아 아무리 수술을 잘해 보려고 정성을 다해도 잘할 수가 없는 법이다. 
        그런데 정치가는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본인이 생각하여 무슨 일이든지 맡고. 백성들도 그렇게 여겨 일을 맡긴다. 본인이야 정치적 야욕 때문에 능력이 없어도 일을 맡으려 하겠지만. 국민들이 잘 판단하여 그런 사람에게는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국민들도 흥분하여 사리분별이 없었다. 국력의 저하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져야 한다. 현재 치솟는 청년실업문제를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앞으로 대통령 되는 사람은 비교적 대통령 노릇을 하기 쉬울 것이다. 지금까지 대통령 몇 사람이 워낙 잘못했기 때문에 약간만 잘해도 국민들로부터 크게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니까.

    (* 事 : 일 사 * 半 : 반 반 * 功 : 공로 공 * 倍 : 두 배 배)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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