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6일 (월)
전체메뉴

[금요칼럼] 기분좋은 소식 '창원천'

  • 기사입력 : 2005-10-21 00:00:00
  •   
  • 박승훈(정치부 차장대우)

        서울에서는 청계천의 복원으로 축제분위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복개된 도로 아래에 폐수가 흐르던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고 천변에 구절초가 한창이다. 서울 시민들은 너나없이 앞다투어 구경을 하면서 노인들은 과거의 향수에 젖고. 젊은이들은 카메라폰을 눌러대기에 바쁘다. 기자도 청계천 구경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벌써 3차례나 청계광장과 청계천을 둘러보았다. 화려한 조명에 싸인 청계천의 복원된 모양이 좋았다.

        그러나 기자는 더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창원시가 창원도심을 흐르는 창원천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창원시가 길이 50㎞에 달하는 창원 도심지 14개 하천을 되살리기 위해 하천복원팀을 구성하고 대대적인 복원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은 정말 좋았다. 특히 창원시가 창원천·남천과 그 지류들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키로 했다는 점은 더욱 기분 좋다. 대대적인 하천복원사업을 통해 연중 일정량의 깨끗한 물이 흐르고 징검다리와 수생식물이 있는 옛 개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복원한다니 기대가 크다.

        사실 서울 청계천 복원은 하천복원이 아니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하천 부지 위에 콘크리트 물길을 만들어 그 위에 물이 흐르도록 하고 그 위에다 조경을 하여 풀과 나무를 심어 놓은 꼴이다. 청계천의 구조는 3층으로 되어있다 한다. 맨 아래에 본래 청계천의 바닥이 마른하천 형태로 있고. 가운데 한강에서 복원된 청계천의 시발점인 청계광장으로 물을 끌어오는 통수관이 위치하고. 그 위에 ‘복원된’ 청계천이 있다. 복원된 청계천은 콘크리트 구조물에 방수처리를 하고 그 위에 한강에서 끌어온 물을 다시 흘러내리게 하면서 중간중간에 돌다리도 놓고. 나무와 풀도 심어 놓은 것이다.

        그렇게 콘크리트로 복원된 청계천에도 서울 시민들이 환호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서울 시민들은 “청계천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시민들의 가슴 속에 흐르고 있었다”며 “삭막한 서울의 풍경. 더구나 볼썽 사납기까지 한 고가도로에 대한 오랜 염증 때문에 청계천의 복원은 서울시민들의 꿈이 된지 오래다. 이명박 시장이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환경론적으로 부족하기 짝이 없는 복원이지만. 3천900억원의 큰 돈이 들었지만 서울시민들은 칭찬일색이다. 정치적으로 이명박시장의 잠재적 경쟁자들도 청계천 칭찬에는 어쩔 수 없다.

        청계천 복원은 도심 하천관리에 대한 두 가지 명제를 제공했다. 하나는 하천을 복개하려는 자치단체들의 행정편의적 시도들에 대한 금지이며. 또 하나는 하천에 콘크리트를 발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도심을 흐르는 하천의 콘크리트 덮개가 열려 어둠 속에서 썩어가던 하천에 생명의 빛이 들어가고. 콘크리트에 싸발려 죽어가던 하천 바닥과 둑에 생명이 깃들 수 있게 바위와 흙. 모래를 드러내야 한다.
    창원시에서도 토월천 복개를 둘러싸고 도로확장을 이유로 복개를 주장하는 의견과 주민·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대가 대치한 적이 있다. 또 창원천과 그 지류 곳곳이 콘크리트로 하천 바닥과 벽을 싸발린채 ‘하천정비’를 당하고 있다.

        경남의 수부도시 창원시의 ‘자연하천으로의 복원’은 2008년 람사총회 개최를 신청하고 있는 경남도에도 큰 기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급수 창원천과 남천에 버들치가 살고. 수생·습생식물들이 어우러지고. 온갖 들풀과 꽃들이 흐드러진 창원천변을 시민들이 즐겁게 거닐 날을 기대해 본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