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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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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봄철 응급상황, 이렇게 대처하세요

안성준(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 기사입력 : 2024-04-22 08: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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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꽃과 따뜻한 날씨에 산으로 들로 봄나들이를 나서는 사람들이 많은 계절이다. 하지만 봄나들이의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여러 응급상황들에 마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에 처하면 당혹감에 제대로 된 대처가 어렵고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기에 미리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숙지해 두면 안전한 봄나들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봄은 여러 종의 꽃들이 만개하는 계절인 만큼 꽃 주변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벌에 쏘였다면 피부에 벌침이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벌침이 있다면 카드 등으로 밀어내듯 긁어 빼내야 한다. 벌침 뒷부분에는 독이 든 주머니가 있어 핀셋 등으로 집어서 빼내려 하면 남은 독마저 주입될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순간적으로 긁어내듯 제거해야 한다. 벌침을 빼낸 후에는 깨끗한 물로 환부를 닦고, 부기와 통증이 완화될 수 있도록 얼음주머니 등으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대부분 며칠 내 호전되지만 가려움증이나 발진, 통증이 지속되면 진통제나 항히스타민제 복용이 도움된다.

    문제는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다. 전신 알러지 반응 아낙필락시스는 단순히 붓고 아픈 수준이 아니라 벌에 쏘인 후 수분에서 1시간 이내에 전신 반응이 일어난다. 온몸의 발진 및 두드러기, 얼굴과 인후두 부종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극심한 어지럼증, 구역, 구토, 식은땀, 의식저하 등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이때는 즉시 119에 신고하여 응급실로 이송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번이라도 벌독 알레르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야외활동 전 자가용 에피네프린 주사기를 미리 처방받아 지참하는 것이 위급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벌의 주의를 끄는 밝은 색상의 옷이나 향수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봄에는 등산을 하다가 겨울잠에서 깨어 활동을 시작한 뱀에 물리는 경우도 많다. 국내 서식하는 독사는 크게 네 종류로 살무사, 까치살무사, 쇠살무사, 유혈목이(꽃뱀)가 있다. 독이 없는 뱀은 여러 줄의 작은 찰과상을 남기는 반면, 독사는 독니 자국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육안상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뱀에 물렸다면 무조건 응급실로 내원해 검사 및 처치를 받아야 한다. 잘못된 상식으로 십자로 상처를 내거나 입으로 독을 빨아내려는 분들이 있는데 입안 상처를 통해 구조자에게도 독이 퍼지거나, 입 속 세균이 상처를 감염시킬 수도 있어 위험하다.

    독사에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에서 심장에 가까운 쪽으로 5~10cm 정도 띄워 끈이나 손수건으로 묶어 전신에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이때 너무 세게 묶으면 오히려 혈류 공급을 저해하여 괴사가 일어날 수 있으니 손가락 한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가볍게 묶어야 한다. 부목 등으로 환부를 최대한 안정되게 해주고,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여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봄철 야외활동 증가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질환은 염좌와 골절이다. 인대나 근육이 외부 충격에 의해 늘어나거나 손상되는 것이 염좌, 뼈가 부러지거나 금 가는 것이 골절이다. 대부분 단순 타박상 및 염좌 정도지만 큰 외부 충격에 의한 심한 통증이나 통증 부위가 점점 붓고 멍이 든다면 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경우 즉시 119 신고가 우선이며,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구조를 기다리면서는 손상의 진행을 막고, 통증이 감소될 수 있도록 우산이나 나무 등 단단한 물건을 부목으로 활용해 최대한 안정적으로 고정해줘야 한다. 출혈이 있다면 깨끗한 거즈, 손수건 등으로 감싸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응급상황 발생 시에는 최대한 차분하게 상황을 판단하여 침착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성준(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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