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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물가- 양영석(지방자치부 국장)

  • 기사입력 : 2024-03-27 19: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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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나들고 있다. 과일을 중심으로 농산물 물가가 크게 오른 탓이다. 지난 1년간 과일 40.6%, 채소 12.2%를 비롯한 농축수산물의 물가상승률은 11.4%다. 특히 사과 가격은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금사과’를 넘어 ‘비트코인 사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사과는 수입제한 품목이어서 올가을 수확철까지는 가격을 안정시킬 뾰족한 방법이 없다.

    ▼사과가 비싸면 안 먹으면 되지 하고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사과 1개 사 먹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먹거리 물가가 상승하면 서민들은 먹거리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실제 식료품, 비주류음료, 외식비 등의 실질지출은 감소세다. 무엇보다 수입의 대부분을 먹거리에 지출하는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싸진 과일·채소 소비를 줄이고 가공식품 소비를 늘려야 하니 영양 불균형이 우려된다.

    ▼물가 상승은 그 자체로도 가계에 고통을 주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어렵게 해 부채 부담이 큰 서민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즉 물가가 안정돼야 금리를 낮춰 경기 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사과값 상승→물가 상승→금리 인하 지연→경기 둔화→서민 고통’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대파 가격이 이슈가 되고 있다. 정치인·공직자가 국민의 공복임을 자처한다면 민생과 직결되는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과 대중교통요금 정도는 꿰고 있어야 한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군수(郡守)가 백성을 섬기는 자임을 잊지 말라. 백성이 춥고 배고프면 군수가 마치 자식이 춥고 배고픈 것처럼 걱정해야 한다’며 공직자의 민생 책임을 강조했다. 다산의 공직자상이 오늘날 공직사회에 구현됐으면 한다.

    양영석(지방자치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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